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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사가 지나가고, 너무 맑은 하늘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기록을 덮고 혼자 계룡산엘 갔다. 갑사를 지나 신원사 가는 산골길엔 어느 새 가을빛이 완연했다. 무량번뇌로부터 벗어나고파 가부좌를 틀고 대웅전에 앉았지만 참선은 고사하고 졸음에 항복하고 말았다. 금강을 따라 옛길로 공주를 거쳐 돌아오는 길이 석양과 맞물려 넘넘 멋졌다. 월정사 스님으로부터 선물받은 새로 뜯은 우전녹차의 향이 입안 가득한데 메일에 태워 전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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