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夜(춘야)

2018.12.14 14:29

우민거사 조회 수: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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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宵一刻直千金(춘소일각치천금)

花有淸香月有陰(화유청향월유음)

歌管樓臺人寂寂(가관누대인적적)

鞦韆院落夜沈沈(추천원락야침침)


    봄밤의 한 시각은 그 값이 천금이니

    꽃은 맑은 향기를 뿜어내고 달에는 달무리가 졌구나.

    풍악 잡히던 누대는 사람이 돌아가 적적하고,

    그네 뛰던 안뜰은 이제 밤이 깊었구나.

 

 

蘇東坡(소동파)가 지은 시 春夜(춘야)”이다.

글씨체는 예서(隸書) 죽간체(竹簡體)

 

봄밤이 무르익었다.

꽃향기 풍겨 오고 달에는 얇게 달무리가 끼었다. 달빛으로 꽃그늘이 지는 봄밤의 짧은 시간은 천금의 값어치가 있다. 그런 광경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좋은 때를 한껏 즐기다가 사람들은 잠자리에 들었고, 질탕하게 풍악 잡히며 노래 부르던 누대에는 인적 없어 쓸쓸하다. 여인네들이 봄밤을 즐기며 그네 뛰던 안뜰도 달이 져 어둑어둑하다.

 

왁자하게 봄밤을 즐기던 뒷자리의 한적함을 그림으로 그려 볼 수 있는 명작으로, 고금의 여러 사람들이 즐겨 읊어 외다시피 하며, 문인들의 글에도 많이 인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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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