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居偶題(산거우제)

2018.12.09 10:56

우민거사 조회 수: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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滿空山翠滴人衣(만공산취적인의)

草綠池塘白鳥飛(초록지당백조비)

宿霧夜捷深樹在(숙무야첩심수재)

午風吹作雨霏霏(오풍취작우비비)

 

    하늘 가득한 산 기운이 옷을 적시고

    초록빛 연못에는 흰 새들이 날아드네

    밤에 안개가 머물던 깊은 나무숲은 그대로인데

    마파람이 불어오자 비가 부슬부슬 내리누나

    

 

이 시의 지은이는 동암(東菴) 이전(李瑱:12441321)으로 고려 후기의 문신이다. 저서로 <동암집>이 전해진다. 어려서부터 학문을 좋아하여 제자백가에 능통하고 시문에 뛰어났다. 시호는 문정(文定)이다. 이제현(李齊賢)이 그의 아들이다.

 

이 시의 제목 山居偶題(산거우제)산에 살면서 우연히 짓다는 뜻이다.

그 산에서 살면서 바라보는 자연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하늘 가득한 산 기운이 사람의 옷을 적셨다.

그런 가운데 풀이 푸른 연못에는 흰 새들이 날아들고 있다.

한 폭의 산수화를 떠올리게 한다.

밤에는 안개가 내려 깊은 숲속에서 편하게 머문다.

날이 밝아 안개가 걷힌 후의 숲은 밤과 다를 바 없이 그대로이다.

그런데 그 숲으로 마파람이 불어오자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그렇게 대지를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