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 나름

2013.04.02 09:27

범의거사 조회 수:11226

 

 

   

10대 자식이 자기가 하고픈 것을

해주지 않는다고 삐쳐서

방문을 닫고 열어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 아이가 거리에서 방황하는

가출청소년이 아니라

집에 잘 있다는 것이다.

 

세금이 많이 나왔다면

그것은 실업자가 아니라 직장인이란 의미이다.

 

전에 입던 옷을 오랜만에 입었더니

실밥이 터질 듯 꽉 조여 온다면

 그것은 그동안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증거이다.

 

법당에서 뒷 자리 신자분이

엉망진창으로 찬불가를 불러 기분이 상했다면

그것은 내 귀가 먹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잠을 자려는데 온몸이 피곤하고 뻐근하다면

그것은 오늘 열심히 일했다는 증거이다.

 

이른 새벽 자명종 소리에 잠이 깼다면

그것은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뜻한다.

 

전자 우편이 너무 많이 왔다면

그것은 아직도 내게 관심을 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설거지통에 그릇이 산처럼 쌓였다면

그것은 내가 아주 맛있는 음식을 만들었거나

식구들이 건강하다는 증거이다.

 

냄새가 심한 양말이 늘 바구니 하나 가득 나온다면

그것은 가족들이 무척 활동적이란 것을 의미한다.

 

집안 청소가 하기 싫고

집안 꼴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내가 노숙자가 아니란 뜻이다.

 

밤새도록 피 터지게 부부싸움을 했다면

아직은 부부가 힘이 넘칠 정도로

싱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가 죽도록 밉다면

아직은 내가 기운이 남아돈다는 것을 말한다.

 

갖고 싶은 게 많고

하고 싶은 게 많아 속상하다면

그것은 아직도 내가 젊다는 증거이다.

 

 

인생사는 매사가 생각하기 나름이다.

적극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이 삶을 살찌우는 것이 아닐까.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오늘은 비가 내린다.

사실 추위라고 해 봐야 아침기온이 고작 영하 1-2도 정도이다.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던 지난 겨울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만큼 봄이 곁에 다가왔다는 뜻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