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부를 이름이 없다

2012.04.24 23:34

범의거사 조회 수:15083

   

  북극의 얼음이 녹은 차가운 기온이 내려온 탓에 예년보다 봄이 늦게 찾아온 때문일까,

개나리, 목련, 벚꽃, 진달래가 한꺼번에 피어 말 그대로 백화제방(百花齊放)의 계절이다.

그런데 지난 주에 농촌에서 못자리를 위해 볍씨를 물에 담그는 등 본격적으로 영농이 시작되는 곡우(穀雨)가 지나고 나니 갑자기 여름이 온 듯한 날씨이다. 정작 입하(立夏)는 다음달 5일로 아직 열흘이나 남았는데, 오늘 낮 서울의 기온이 영상 28도라니... 

 

  봄가뭄이 계속되는 통에 여기저기서 걱정의 소리가 들렸는데,

지난 20일 곡우에는 신기하게도 절기에 맞춰 비가 많이 내렸다.

곡우의 뜻 자체가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것이니, 자연의 오묘한 섭리가 놀랍기만 하다. 아니 그보다는 계절의 변화에 맞춰 절기의 이름을 적절하게 붙인 인간의 지혜가 더 뛰어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곡우1.jpg 

 

 

   온갖 풍설과 전망이 난무했던 19대 총선이 4월 11일에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를 보이고 막을 내렸습다. 마치 골프의 결과는 마지막 장갑을 벗어 보아야 안다는 것을 연상케 하였다.

이번 총선결과를 보면 확실히 우리나라는 ‘좋게 말하면 역동적(다이나믹)이고, 나쁘게 말하면 예측불능’이라는 어느 시사평론가의 말이 떠오른니다. 연말 대선에서는 또 어떤 결과가 나올는지... 내노라하는 용한 점쟁이도 답을 맞추기 쉽지 않을 듯하다.

  그나저나 6월부터 임기가 시작하는 19대 국회는 제발 ‘국민을 생각하는, 국민을 위한 국회’ 가 되길 기대하여 본다. 국민에 의하여 뽑힌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국회인 만큼 그런 기대가 결코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리라. 

 

   사무실의 창문을 통해 바라보이는 우면산의 모습이 하루하루 초록색으로 변해 간다. 그 산이 푸르게 변하듯, 우리 마음도 푸르게 생동하는 봄날이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봄은 역시 다른 수식어를 붙일 것도 없이 그냥 “봄”이라고 부르는 것만으로도 그 느낌이 그대로 생생하게 피부에 와 닿지 않을까.

 

봄이다.

 

 

이 사진의 제목은 '봄'입니다
그 흔하고 식상한 이름을 대신 하려
몇날 몇일을 고민해 봐도
  그것말곤 달리 부를 이름이 없습니다 

 
                              사진과 글 - 류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