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제

2019.08.13 22:22

우민거사 조회 수:90


그제가 말복(末伏)이었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스탄, 타지키스탄, 중국에 걸쳐 있는 천산산맥은 총 길이가 무려 2,500km에 이른다. 2,400km의 히말라야산맥보다 긴 셈이다.

그 산맥의 키르키스스탄에 있는 알틴 아라샨(Altyn-Arashan) 지구 트레킹을 다녀와 지난 토요일(10일)에 인천공항에 발을 내디디니 후끈한 열기가 얼굴을 덮쳤다. 알틴 아라샨의 알라콜(Ala-Kol) 패스(해발 3,900m)를 넘을 때는 추위에 몸을 움츠렸는데, 이제는 반대로 더위에 몸이 늘어진다.

지난 주 수요일(7일)이 입추(立秋)였음에도 지난 토요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7도로 전국에서 제일 높았다고 한다(특히 영등포는 38.2도였다).

대구 같은 전통적인 고온지역을 다 제치고 서울의 기온이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는 게 놀랍다.

촌자의 좁은 지식과 경험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이 땅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더위로 온 국민이 열을 받아 있는 판국에,

북한은 보란 듯이 미사일을 또 두 발 발사했다. 며칠 간격으로 밥 먹듯이 미사일을 쏘아댄다.

내 말 안 듣고 까불면 이런 것으로 혼내 주겠다며 겁주는 전형적인 조폭의 모습 같다. 그러면서 북한의 김정은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친서를 보냈다. 올해 들어서만도 벌써 몇 번째 친서인가.

대한민국의 위정자들을 향해,

나는 미국 대통령하고나 이야기할 터이니 너희는 내가 시키는 대로나 해라라는 식의 김정은식 교시전략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이제는 면역이 되어 가는 건가,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대도 국군최고통수권자가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열렸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촌부들은 그저

군은 북한의 관련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합참의 발표만 믿고 안심하고 있어도 되는 건지....

 

진즉부터 침체에 빠진 경제가 미·중 간의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것도 모자라,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악재까지 겹쳐 미로를 헤매고 있는 상황이 암울하다. 이마트마저 적자를 냈다는 소식이 작금의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 아닐까. 그런데 새로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지명된 사람은 전임자보다 한술 더 뜨는 인물이어서 기업들이 잔뜩 긴장하는 모양새라고 한다.

 

이런 경제도 경제려니와,

검찰총장이 새로 취임하고 단행한 인사가 너무 편파적이라는 비판을 받더니급기야 촉망받던 엘리트검사들이 무려 50명 넘게 사직했다고 한다.

이에 더하여 내 편과 네 편을 이분법적으로 가르기로 유명한 인물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되었고, 그의 적격 여부를 놓고 청문회에서 여야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공방을 벌인들 공방 이상의 의미가 있을까.  청문회 무용론이 이미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오늘에 이어 내일도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찌는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소식은 없을까.

청량제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