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전성시대?

2010.02.16 13:24

범의거사 조회 수:11955

대통령 선거가 100일도 안 남았다. 말 그대로 코 앞에 다가온 셈이다. 그런 마당에 아래의 신문기사는 30대의 현직 여자법관이 사표를 내고 한나라당의 선거대책위원회의 상근특보로 가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회창 대통령후보는 대법관 출신이다. 민주당의 노무현 대통령후보도 법관 출신이다. 역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뜻을 밝힌 이한동 전 총리도 법관으로 처음 법조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에서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섰던 이인제의원도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는 법관이었다.  

정치판에 갑자기 판사 출신이 넘쳐나는 듯한 인상이다. 직업선택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으니 그 당부를 논할 수는 없다. 다만 한 가지 소망은 누가 권력의 정점에 서든 법치주의를 신봉하길 바라는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은 당사자에게도, 국민에게도 모두 불행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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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9.23.자 동아일보)

                                      30代 女판사 한나라당 입당…나경원씨 선대위 특보로


  30대 현직 여판사가 정치활동을 위해 법복을 벗었다.
  서울행정법원 나경원(羅卿瑗·39·연수원 24기·사진) 판사는 최근 한나라당의 영입 제의를 받아들여 사표를 제출했다. 19일 퇴임한 나 전 판사는 한나라당 선거대책위 상근 특보를 맡아 법률자문 등의 활동을 할 예정이다. 서울대 법대(82학번)를 졸업한 나 전 판사는 사법고시의 우수한 성적과 미모로 95년 법관 임용 때도 주목을 받았으며 부산지법과 인천지법 판사를 거쳤다.

  남편도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로 부부 판사였던 나 전 판사가 한나라당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은 것은 불과 일주일 전. 나 전 판사는 처음에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고, 지인들도 “왜 시끄럽고 혼탁한 정치권에 발을 담그려고 하느냐”며 만류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가 직접 만나 “젊은 여성 법조인으로서 정치권에 깨끗한 새바람을 불어넣어 달라”고 제의하는 등 한나라당이 끈질기게 도움을 요청하자 결국 마음을 돌렸다. 한나라당이 나 전 판사를 영입한 것은 20, 30대 젊은층 및 여성 유권자들을 염두에 둔 것이다.

  나 전 판사는 “너무 갑작스럽게 일이 진행돼 아직 경황이 없지만 판사시절 해온 대로 최선을 다해 좋은 선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여성판사가 사직하고 정치권에 뛰어든 것은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이 95년 광주고법 판사시절 국민회의에 입당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