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n-eleven과 연수원풍경(향기,뽀송이,외갈이)

2010.02.16 11:09

귀터도사 조회 수:8484

제목 : 약간의 슬럼프?
보낸 이 : 새벽향기 1999-08-12 21:18 조회: 53 1/1
───────────────────────────────────────
마지막 무더위가 한참 기승이라
열대야 현상에 자고 나도 잔 것 같지 않은 찌부둥한 느낌에,
안 그래도 더위에 약한 모습인데 한여름이라는 정신적 피로감까지,
그리고 민사기록에 비하여 긴장감이 조금은 떨어지는 형사기록과, 진로에 대한 약간의 갈등...
거기다가 seven-eleven 등등에 대한 약간의 반발심,
그리하여 요즘 난 약간의 슬럼프??

━━━━━━━━━━━━━━━━━━━━━━━━━━━━━━━━━━━━━━━━
제목 : seven-eleven 에 대한 오해
보낸 이 : 새벽향기 1999-08-13 13:00 조회: 59 1/3
───────────────────────────────────────
아래 짧은 글 중에
seven-eleven 에 대한 반발심에 관하여
도서관 안에서 seven-eleven 을 실천하는 연수생들에 대한
못마땅함의 표현이 아니냐는 추측성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부연하자면,
그런 성실한 연수생들에 대하여는 언제나 존경심 내지는 부러움만 있을 뿐 그 외에는 별다른 생각이 없다는 점을 밝히고,
내가 반발심을 느낀 seven-eleven 은 모모로부터 그것을 해야 한다고 수회 들은 데 대한 반발심...을 말한 것이었으니
오해 없길.
별달리 공부해라 소리를 듣지 않고 학창시절을 보내왔던 터라
또 원래 청개구리 기질이 좀 있어서..
자꾸 그런 소릴 들으니 좀 내비뒀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드는...
TV 드라마에서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반항하는 아이들의 심정을 비로소 이해하면서 우리 엄마가 얼마나 현명한 분이셨나를 새삼 깨닫고...
암튼 나중에 내 아이들에게는
공부해라 공부해라를 외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쩝, 뭔 소리를 하고 있는 거냐?

━━━━━━━━━━━━━━━━━━━━━━━━━━━━━━━━━━━━━━━━
제목 : seven-eleven을 지우며
보낸 이 : 사법연수(Justitia) 1999-08-16 00:51 조회: 51 1/3
───────────────────────────────────────
그럴 형편이 아니어서 내내 미루어 오던 휴가를 다녀 왔다.
인제에서 군법무관을 하는 28기 졸업생과 점봉산 중턱에서 별을 헤아리며 한 통이나 마신 솔잎주의 향기가 아직도 입 안을 맴돈다.
별들이 너무 빛났고,
1년간 숙성한 솔잎의 향기가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도 검게 그슬린 그 법무관의 얼굴이 너무 믿음직했다.
거기엔 하나의 완성된 법조인(Volljurist)의 모습이 있었다.
그 법무관이 작년에 나에게 가르쳐 준 단어가 있으니,
다름 아닌 seven-eleven 이다.
그 단어를 29기 연수생들에게 원용했다.
그런데 그 단어가 공연한 분란을 불러온 것 같다.
이는 결코 내가 바라던 바가 아니다.
책임을 통감하고 이제 그 단어를 지우려고 한다.
그리고 차제에 이 곳과도 이별을 고한다.
어차피 머지 않아 연수원을 떠나야 할 테니까.
29기 점령군 여러분의 건강을 빈다.
貴陀道士

━━━━━━━━━━━━━━━━━━━━━━━━━━━━━━━━━━━━━━━━
제목 : [세븐일레븐]을 하려고 했는데...
보낸 이 : 전준용(외갈이) 1999-08-16 22:22 조회: 36 1/2
───────────────────────────────────────
이제는 주말에 하는 윈드서핑도 접고
세븐일레븐으로 공부하려고 했는데
위 세븐일레븐이 귀터도사님에게서 나온 것인 줄은 몰랐었는데...
워크맨까지 사서 딴 짓 안 하고
공부만 하려고 했으므로 귀터도사님의 철회와는 관계없이
세븐일레븐을 해야지...
기다려라 뽀송이, 새벽향기, 이슬바심, 아름돌이...
(바람의검도 넣으려고 했으나 안 넣어도 될 것 같고)
그 외 혼불과 조부장님도 같이 세븐일레븐을 이행하길...
(혼불이 낮잠을 자지 않는다면 세븐일레븐이 가능함)
               세븐일레븐을 마음먹은 외로운 갈가마귀 쿠쿠..

━━━━━━━━━━━━━━━━━━━━━━━━━━━━━━━━━━━━━━━━
제목 : '뽀송전'에서...
보낸 이 : 전보성(뽀송이 ) 1999-08-17 00:04 조회: 41 1/7
───────────────────────────────────────
뽀송이 점점 자라 연수원에 들어가매, 총명이 과인(過人)하여 하나를 들으면 백을 통하여 이미 부인과 항변의 대가가 되어 범의거사가 더욱 애중하나, 근본 타조원(他組員)이라, 뽀송이 매양 호사(呼師)하면, 문득 꾸짖어 못하게 하니, 뽀송이 연수원 입학 후 1년 6개월이 넘도록 감히 스승을 스승이라 부르지 못하고 에이(A)조원들이 천대함을 각골통한하여 심사를 정치 못하더니,
하유월(夏六月) 망간(望間)을 당하매, 명월은 조요하고 청풍은 소슬하여 사람의 심회를 돕는지라, 뽀송이 도서관에서 글을 읽다가 문득 서안(書案)을 박차고 일어나 탄식하여 가로되,

"사법연수생으로서 세상에 나매, 고매한 법률가가 되지 못하면, 차라리 판례를 외와 법전을 팔뚝에 빗기 차고 법정을 종횡무진하여, 국가에 대공을 세우고 일홈을 만대에 빛냄이 사법연수생의 쾌새(快事ㅣ)라. 나는 어찌하여 일신이 적막하고, 스승이 있으되 호사를 못 하니 심장이 터질지라, 어찌 통한치 아니리요."

라고 말을 마치며, 전산실에 들어가 인터넷을 익스플로어하더니,
마침 범의거사 또한 도서관을 순찰하다가 뽀송의 배회함을 보고 즉시 불러 물어 가로되,

"네 무삼 흥이 있어 공부를 하지 아니하고 전산실에서 통신에만 매진하는다?"

뽀송이 따해 엎대어 대답해 가로되,

"소생이 마침 통신을 사랑함이어니와, 대개 하날이 만물을 내시매 오직 연수생이 귀하오나, 소생에게 이르러는 귀하옴이 없사오니, 어찌 연수생이라 하오리까?"

범의거새 그 말을 짐작하나, 짐짓 책망하여 가로되,

"네 무삼 말인고?"

뽀송이 재배하고, 여짜와 가로되,

"소생이 평생 설운 바는 사부 정기로 당당하온 연수생이 되었사오매 사부지은(師父之恩)이 깊삽거늘, 교수님을 교수님이라 부르지 못하고 조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고 조엠티에도 참여하지 못하면서, 세븐일레븐을 하며 공부를 해야 하다니 어찌 연수생이라 하오리이까?"

하고, 눈물을 흘려 단삼을 적시거늘, 범의거새 청파(聽罷)에 비록 측은하나, 만일 그 뜻을 위로하면 마음이 방자할까 저어, 크게 꾸짖어 가로되,

"대한민국 사법연수생 중에 세븐일레븐 연수생이 비단 너뿐이 아니어든, 네 어찌 방자함이 이 같으뇨. 차후 다시 이런 말이 있으면, 안전(眼前)에 용납지 못하리라. 다만 내 너의 품은 한은 짐작하나니, 금일로부터 호사함은 허하노라."

뽀송이 재배하고 가로되,

"소생의 일편지한을 교수님께서 풀어 주옵시니 죽사와도 한이 없도소이다. 바라옵건대, 교수님께서는 만수무강하옵소서."

하고 재배 하직하니, 범의거새 붙들지 못하고 다만 열심히 공부하기만을 당부하더라....

ps. 그간 민교수님의 세븐일레븐에 대한 몇몇 연수생의 조직적 반발(?) 때문에 교수님이 좀 서운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교수님의 뜻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냥 공부하기 지루하고 지겨워서 안티를 걸었을 뿐이고, 달리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 혹시 이로 인해 노여움을 품으셨다면 죄송스런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위의 글은,
   조직적 반발을 한 대표적 연수생으로서 이영경 연수생과 제가 있는데, 아무래도 민교수님의 적장자(?)인 이영경 연수생이 서자(?)인 저보다 민교수님의 속을 더 상하게 한 것이 아닐까 하던 차에 홍길동전을 패러디 해보자는 착상이 떠올라 그냥 끄적거려 본 것입니다.
   그냥 웃어 넘겨주십사 하는 생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