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영령

2015.06.04 10:42

범의거사 조회 수:143

 

6월이 시작되었다.

잔인한 달 4월이 지나가나 했더니 1년 중 나머지 열한 달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아름다운 달 5월도 마저 가버렸다.

참으로 유수 같은 세월이다.

경칩에 글을 쓴 이래 춘분, 청명, 곡우, 입하, 소만이 다 지나도록 작은 글조차 쓸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곧 망종(芒種)마저 다가온다.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다.

 

망종은 대개 65일 또는 6일이다. 올해는 6일이다. 현충일과 같은 날이다.

현충일은 왜 망종과 겹칠까?

현충일이 공식적인 추모일로 지정된 것은 6.25사변의 참화가 끝나고 3년이 지난 1956년의 일이다.

우리 옛 조상들은 24절기 중 망종에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는데, 1956년의 망종이 66일이었다. 그래서 현충일이 66일이 된 것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6.25사변 전사자를 추모하는 날이었는데, 그 후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날로 범위가 넓어졌다.

 

이처럼 현충일은 전쟁의 종료와 연관되어 지정되었는데, 이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외국의 예도 비슷하여 흥미롭다.

큰 전쟁을 겪고 나면 아무래도 그 전사자의 공로를 기리고 추모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닐는지.

예컨대,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는 매년 5월의 마지막 주 월요일로 올해는 525일이었다.

미국 메모리얼 데이는 남북전쟁(1861~1865) 종전 3년 후인 1868530일에 북군 출신의 존 로건 장군이 전사한 북군 장병 무덤에 꽃을 장식하라고 포고령을 내린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무덤에 꽃을 장식한다는 뜻에서 데커레이션 데이(Decoration Day)’로도 불린다.

영국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일인 19181111일과 가까운 일요일을 현충일인 '리멤브런스 데이(Remembrance Day)'로 기린다고 한다.

 

세계가 경제전쟁에 돌입한 지 벌써 한참 되었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인데,

청년실업은 계속 늘어나고 그나마 경제 버팀목이던 수출마저 줄어들고, 업친 데 덥친다고 메르스의 공포가 전국을 강타하는 마당에

사회 각 분야에서 극한대립만 벌어지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암담해진다.

아침신문을 펼치기가 겁난다. 

현충일이 있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호국영령께 정말 간절히 기도하면 어떨까?

 

"호국영령이시여, 부디 이 나라를 굽어살피사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이 편안케 하여 주시옵소서!"

봄이 실종된 후 때 아니게 30도를 웃도는 복지경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15도가 넘는 일교차에 건강에 각별히 유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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