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창에 기대어

백화제방(百花齊放)

조회 수 6854 추천 수 0 2014.04.02 00:02:49

이상고온과 봄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주말에 그나마 빗방울이 보여 다행이었다.

그 빗방울을 맞은 꽃송이는 아플까? 

 

서울에서는 1922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3월에 벚꽃이 피었다고 한다.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한꺼번에 피는 백화제방(百花齊放)의 진풍경을

마냥 즐길 수만은 없을 듯하다.

이 땅에서 봄은 정녕 추억 속의 계절로 되는 걸까? 

정말 그렇다면 그 다음에 어떤 변화가 또 일어날지 두렵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이 파괴한 자연에 대한 업보라면

순순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나저나

3월의 마지막 일요일,

북한산 둘레길 8구간 구름정원길(불광동 한산생태공원 상단 ~ 진관동 진관생태다리 앞. 총 5.2km)에서 바라본 북한산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강추이다.^^

 

구름정원길

찬비 내리고  / 나희덕

 

 

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러하여
마지막 한 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인하여
저리도 눈부신가요 

 

몹시 앓을 듯한 이 예감은
시들기 직전의 꽃들이 내지르는
향기 같은 것인가요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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