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興(춘흥)
2018.12.09 10:36
春雨細不滴(춘우세부적)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草芽多少生(초아다소생)
봄비 가늘게 내려 방울 지지 못하더니
밤중이 되자 빗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네
눈 녹은 남쪽 개울에는 물이 불어나고
새싹이 여기저기서 머리를 내미네
정몽주(鄭夢周)가 지은 시 “春興(춘흥)”이다.
春興은 봄에 느끼는 감흥이다. 대지가 연초록색으로 물들고 진달래가 산을 붉게 물들일 때면 마음이 들뜨게 된다. 봄을 상징하는 것에 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봄비 또한 좋은 소재가 된다. 비록 화창함은 덜 할지라도 봄기운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포은(圃隱) 선생이 봄비의 그런 감흥을 노래한 것이 바로 이 시다.
*2017년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