述志(술지)
2020.04.16 22:23
臨溪茅屋獨閑居(임계모옥독한거)
月白風淸興有餘(월백풍청흥유여)
개울가의 초가집에서 한가롭게 홀로 사노라니
달은 밝고 바람은 맑아 흥이 절로 넘쳐난다.
야은(冶隱) 길재(吉再 / 1353∼1419)의 시 "술지(述志)"의 일부이다.
글씨체는 예서 죽간체(竹簡體).
이 시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臨溪茅屋獨閑居(임계모옥독한거)
月白風淸興有餘(월백풍청흥유여)
外客不來山鳥語(외객불래산조어)
移床竹塢臥看書(이상죽오와간서)
개울가의 초가집에서 한가롭게 홀로 사노라니
달은 밝고 바람은 맑아 흥이 절로 넘쳐난다.
찾아오는 사람은 없어도 산새들이 노래하는지라
대나무 언덕으로 평상을 옮겨 누워서 글을 읽는다.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개울가에다 초가집 한 채를 지었다.
홀로 한가롭게 사노라니 달도 밝고 바람도 시원하다.
어찌 흥이 나지 않겠는가.
대처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곳이라 찾는 이가 없다.
그러면 어떠랴, 대신에 산새들이 날아와 우짖지 않는가.
더위를 피해 대나무가 우거진 언덕으로 평상을 옮겨놓고
그 위에 드러누워 책을 읽는다.
신선이 따로 없다.
* 2020년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