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민거사

   2004년 6월에 덕유산을 오른 후 법원산악회의 회장을 할 때인 2013년 4월에 회원들과 더불어 다시 올랐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나 2018. 2. 3.에 또다시 덕유산을 찾았다. 이번에는 설산등반이었다.  100% 정확하지는 않으나 이로써 다섯번 오른 셈이다.  

   동행한 도반은 복석회 친구들인 김춘수,김 문규, 김완빈, 최기용 등 4인이었다.

춘수가 운전하는 승용차로 무주구천동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여 차를 주차하고 등산을 시작했다. 겨울이긴 하지만 매서운 바람이 불지 않아 등산하기에는 오히려 적당한 날씨였다. 

무주구천동 입구에서 백련사까지는 고속도로(?)나 다름없는 길(자동차가 다닌다)이라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었는데, 다만 워낙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길이 온통 눈으로 덮여 있어 초입부터 아이젠을 착용해야 했다. 대략 한 시간 걸려 백련사에 도착했다.

5년 사이에 요사채가 더 들어섰고, 절도 더욱 정비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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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2.jpg                                                                                                  [백련사]

   백련사 안마당을 관통하여 절을 벗어나면 바로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이제껏 룰루랄라 하던 친구들의 입에서 "아이고~" 하는 신음소리가 연이어 튀어나왔다. 나는 다섯번째 오르는 산이지만, 기용이는 처음이라 하고, 다른 친구들도 매우 오래 전에 오른 기억밖에 없다고 한다.

   백련사에서 향적봉까지는 2 시간 반 정도 걸렸다.  거리가 길지는 않아도 경사가 급한 눈길이라 빨리 걸을 수 없었다.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정식 등산객뿐만 아니라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로 인해 거의 남대문시장 수준으로 붐볐다.  돌로 된 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늘어선 줄이 끝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나무로 만든 표지판을 배경으로 증명사진을 남겼다. 사실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전자보다는 한결 수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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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5.jpg                                                                                            [덕유산 정상]

    해발 1,614m의 향적봉은 역시 그 높이를 자랑했다. 매서운 바람이 몰아쳤다. 발 아래 산 능선을 따라 만들어진 스키슬로프 실크로드를 바라보며 충주지원장 시절 어린 두 아들을 데리고 와 스키를 타고 내려갔던 기억을 떠올렸다.  20년도 더 지난 일인데, 그 때의 즐거웠던  추억이 생생하다. 당시는 나이가 막 40대로 접어든 때로 세상에 거칠 것이 없는 듯했는데,  이제는 어느덧 60대가 되어 뒷전으로 물러나 있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세월의 흐름을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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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산은 설천봉으로 가서 곤돌라를 이용해 무주리조트로 내려갔다.  3시간 반 걸려 오른 산을 덕분에 순식간에 내려가니까 다리도 안 아프고 편해서 좋았으나 다소 허망했다.  무주리조트에서 무주구천동 탐방지원센터까지는 택시를 이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