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민거사

   

    2018. 2. 6.에 이어 그 이듬해인 2019. 2. 9.에도 태백산을 올랐다. 그때는 고등학교 친구들인 춘수와 남식이가 동행했었다. 하산 후 귀가 일정을 번개로 변경하여 낙산사에 들러 하루 묵고 다음날 귀경하였다.

태백4.jpg태백5.jpg[2019. 2. 9.]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24. 1. 13.에 다시 태백산을 찾았다.

근래 눈이 많이 내린 덕분에 그야말로 설산 산행을 제대로 했다.

나뭇가지에 쌓였던 눈들은 다 녹아 없었지만, 등산로는 시종일관 눈밭이었다. 이런 눈길은 아이젠만 제대로 하면 맨땅보다 걷기가 훨씬 편하다. 덕분에 무릎도 안 아팠다. 산행 시 으레 붙이던 파스를 안 붙였음에도.

 

이날은 유난히 날씨가 화창했다.

전날 일기예보에서 최저기온 영하 6도에 초속 8m의 바람이 불어 체감기온은 영하 14도라고 해서 내심 긴장을 했는데, 웬걸 바람 한 점 없는 영상의 날씨가 종일 계속되었다.

날씨가 따뜻하면 찾아오는 불청객인 미세먼지도 없어 금상첨화였다.

급기야 두꺼운 오리털 등산 파카를 벗어 배낭에 넣어야 했다. 그동안 겨울에 태백산을 여러 번 올랐지만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은 처음이다.

 

그래서일까 등산로가 인산인해였다.

유일사 입구 주차장부터 승용차와 관광버스로 가득 차더니, 산길은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걷는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었다. 본래 태백산이 겨울철 설산 산행의 일번지로 명성을 떨치기는 하지만,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릴 줄은 미처 몰랐다.

 

아무튼 겨울의 태백산은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산행 후 2022. 7. 에 개관한 태백호텔의 사우나에서 뜨거운 탕에 몸을 녹일 수 있는 것도 새로이 추가된 즐거움 중 하나이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유일사 입구에서 등산을 시작하자마자 예전에는 없던 태백사(太白寺)라는 곳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름은 절()이지만 실제는 산신기도를 하는 산당(山堂)이다. 비록 태백산이 신령스런 산으로 무속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긴 하지만 이렇게 등산로가 시작되는 초입에 있는 게 어떤지 모르겠다. 이날도 굿을 하는지 요란한 북소리 장구소리가 산행의 첫발을 내디딘 나그네의 귀를 두드렸다. 명색이 국립공원인데 건축허가가 어떻게 났으려나.

이에 더하여 당골광장의 신성한 단군성전 바로 옆에 붙어있는 정체불명의 집은 또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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