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의거사

이 글을 쓴 지 겨우 두 달여만에 글과 사진 속의 성안스님(해인사 팔만대장경 보존국장)이 27일 밤 교통사고로 입적하셨다는 뉴스를 접했다.

언제 만나도 반갑게 대해 주시면서 만면에 떠올리던 스님의 해맑은 미소가 참으로 멋있었는데...

스님 덕분에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전각에 들어가 원판을 직접 만져보고 우리 선조들의 정신세계를 느껴볼 수 있었는데...

스님도 판소리를 좋아하여 서울에 오시면 함께 인사동에서 판소리명창들과 우리 소리에 젖어들기도 했었는데...

내년 정월 대보름에도 해인사에서 또 달빛기행을 하자고 언약했었는데...

이 모든 게 이젠 한 마당 어지러운 꿈이 되어 버렸다.

지금도 스님이 걸망을 멘 채 환한 얼굴로 전처럼 "안녕하세요~" 하시면서 내 방문을 들어서실 것만 같다.

이젠 스님의 명복을 빌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