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문이 열리고(가야산)

2013.05.18 19:36

범의거사 조회 수:10599

 

                        마법의 문이 열리고  

 

  재임 시에 법원산악회장을 역임하신 이임수 전 대법관님으로부터 오래 전에 가야산의 경치, 특히 성주 쪽에서 올라가면서 바라보는 경치가 정말 일품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것이 언제였는지는 정확히 기억할 수 없으나,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꼭 가 볼 만하다는 말씀을 머릿속에 간직하고 있다가 마침내 그 여정에 올랐다. 자세한 산행기는 법원도서관의 정지우 실무관이 쓴 글을 뒤에 가감하여 인용하기로 하고, 간단히 소회를 적어 본다.

 

2013. 5. 4.(토)

  

  법원산악회의 관행적인 일정(매월 둘째 주 토요일)보다 한 주 앞당긴 탓일까, 종래 1박2일의 원거리 산행에는 평소보다 참가자가 많이 몰려 버스를 두 대 대절해야 헸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평소보다도 참가인원이 다소 적었다. 산행일 다음날인 5월 5일이 어린이날이고, 곧 이어 주중에 어버이날이 있다 보니 부득이 가족들과 주말을 함께 보내야 하는 회원들이 빠진 탓이 컸다. 거기에 스승의 날과 부처님 오신 날이 계속 이어지는 푸른 5월은 이래저래 분주하기 마련이다.

 

   그러고 보면 '설사 당신의 나머지 열한 달을 다 준다 해도 나의 이 한 달과 바꾸지 않겠다'고 하는 5월이지만, 막상 조용히 지내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좋게만 생각될 것 같지도 않다. 그래서 만사가 다 상대적이기 마련이다.

 

  전날(5월 3일)에 밤을 밝혀 내려가 가야산광광호텔에서 여장을 풀고, 다음날(5월 4일) 아침 일찍 입이 쩍 벌어지게 시설이 좋은 사우나(소위 ‘강추’의 대상이다)에서 가볍게 목욕을 한 후 산행에 나섰다. 창원지방법원에 근무하는 심연수 부장판사가 배석판사 등 재판부와 함께 합류하였고, 거창지원의 김헌범 지원장도 사무과장과 더불어 합류하였다.

 

   가야산의 백운동지역에서 편안한 계곡길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를 마다하고 택한 만물상 능선코스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비록 1시간 30분이 더 소요되긴 하였지만, 한 발 한 발 오를 때마다 다르게 펼쳐지는 경치가 한양 촌자(村者)의 눈을 즐겁게 하여 주었다. 마치 마법의 문이 열려 별천지가 펼쳐질 것 같은 착각에 들게 하는 곳이 수시로 산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다가 고려 말 도은 이숭인(陶隱 李崇仁, 1349~1392) 선생이 지은 시를 떠올렸다.

 

山北山南細路分 (산북산남세로분)

松花含雨落繽紛 (송화함우락빈분)

道人汲井歸茅舍 (도인급정귀모사)

一帶靑烟染白雲 (일대청연염백운)

  

  오솔길은 산의 남북으로 갈라지고

  송화는 비를 맞아 어지러이 떨어지는데,

  도승이 물을 길어 띠집(초가집)으로 들어가니

  한 줄기 푸른 연기가 흰 구름을 물들인다.

    

바야흐로 5월이다. 높은 산에 남북으로 난 오솔길에 송홧가루가 날려 어지럽게 떨어진다. 그 길에 물을 길어 초가집으로 돌아가는 도승의 모습이 보이고, 그 집에서는 푸른 연기가 피어올라 흰 구름을 물들이며 그 속으로 스며든다. 

  이 얼마나 목가적인 풍경인가. 이 시에 은유적으로 숨어 있는 이면을 언급하는 것은 이글과 어울리지 않으니, 여기서는 그저 그 아름다운 정경만 머릿속에 그려 보자. 

 

암상좌불.jpg

 

  산행을 마치고 천년고찰 해인사에 들렀다. 반가이 맞아 주시는 팔만대장경 보존국장 성안스님의 안내로 절집을 이곳저곳 둘러보았다. 구광루와 해탈문 사이 마당에 펼쳐진 해인도(海印圖)를 한 바퀴 돌아 나와 장경판전(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가서 팔만대장경판(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을 가까이서 직접 만져 볼 수 있었다. 천년의 세월이 흐르도록 변함없이 본래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여 오고 있는 목판과 판전을 접하며 우리 조상들의 깊은 불심과 뛰어난 솜씨에 감탄과 존경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대장경.jpg

 

   팔만대장경의 경판 수는 자그마치 8만 1258판에 달한다. 여기에 실린 경전의 종류만도 1,500여 종이고, 경판에 새겨진 글자 수는 5,200만 자이다. 경판을 책으로 찍으면 6,800여 권이나 된다. 차곡차곡 쌓여 있는 경판의 길이를 모두 합치면 3,200m이고, 경판을 한 줄로 연결하면 60km가 넘는다. 무게는 8톤 트럭 35대 분량이다.

 

   맑은 차를 한 잔 내 주시는 주지 선해스님은 첫 인상이 한 마디로 마음씨 좋은 시골할아버지였다. 그 큰 절의 살림을 맡으신 분임에도 시종일관 환한 웃음으로 객을 대하여 주시는 모습에서 염화시중(拈華示衆 )미소를 떠올린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총 8.4Km(등산 4.4Km, 하산 4Km)의 산길 여정이 법보사찰의 차 향기 속에서 막을 내리고 있다.

                                                                           -- 암상좌불 합장--

  

선해스님.jpg

                   

 ♣ 산행일정표

      일시 : 2013. 5. 4.(토)

 

 

 

시 간

일 정

비 고

08:30

가야관광호텔 출발

 

08:40

백운동 탐방센터 산행 시작

 

10:00

만물상 정상

 

11:15

서성재 도착

 

12:20

칠불봉(1,433m) 정상 도착

 

12:35

가야산(1,430m) 정상 도착

점심(13:20 출발)

15:10

해인사 도착

 

17:05

해인사 매표소 입구

 

17:40

가조 백두산 온천

055-941-0721

18:30

가조 맛고을

055-942-2322

19:40

음식점 출발

 

23:30

서울법원종합청사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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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실무관이 쓴 산행기)

   ---다만, 일부 사진을 보완하고, 칠불봉, 우비정에 관한 부분은 촌부가 가필하였음.

 

'어??  왜 출발 안하시지??  뭐가 있나??'

청명한 날씨에 상쾌하게 출발한 토요일(4일) 아침.

가야산 탐방센터 앞에서 갑자기 일행 모두 멈추면서 한 쉼(休)이 길어진다.

든든해 보이는 국립공원 직원분이 혹시...??

'국립공원지킴이'가 아닌  '가야산문화해설사' ??

어른들 사이를 뚫고(?) 앞으로 나가 보니

조금 더 힘든  '만물상 코스'와  조금 더 편한  '계곡길 코스'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 그 자세한 가야산 상황을 국립공원지킴이와 말씀 중이셨다.

다수의 의견에 따르자는 회장님의 말씀에 다수의 의견인  '만물상 코스'  당첨.   

안산즐산을 위한 '休' 가  회장님의 '携' 로 안산즐산 명산유람이 되었다. 

항상 총무단의 산행계획안에 따라 즐겁게 산행했던 법원산악회였는데, 왜 오늘은 산행계획과 달리 '만물상 코스'를 제안하는 걸까??

또 왜 만장일치 '만물상 코스'일까??

얼마나 힘들길래... 또 얼마나 멋있길래...

 

등산로.jpg

 

안녕하세요?

법원산악회 카페지기 정지우 실무관입니다.

서론이 길었죠? 

1박 2일 [5월 3일(금) ~ 5월 4일(토)]로 진행된 이번 "가야산"은  긴 서론만큼 힘들었으나, 힘들 때마다 펼쳐지는 장관에 힘들 줄도 모르고,

 

"쩌~~기 보이는 곳이 칠불봉이야."

"아~~  쩌기요?  금방 가겠는데요."

 

이렇게 내 다리 혹사당하는(?) 줄도 모르고 바삐 움직였습니다.

 

   경남 양산 '통도사', 전남 순천 '송광사'와 함께 삼보사찰이라는 '해인사'를 품고 있는 가야산.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과  세계문화유산인 '장경판전' 등 수없는 문화재와 성철스님의 사리까지 보존하고 있는 해인사는 법보종찰로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품격이 느껴졌고,  그 '해인사'를 품을 만큼 아름답고 웅장한 가야산의 위용은 근 10년만에 법원산악회가 찾았다고 하는데,,, 저희 또 가면 안 되나요??   

 

   3일(금) 출근부터 하루 종일 분주합니다. 분명 전날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별 달라질 것 없는 산행준비에 괜히  '넣었다.  뺐다'를 반복했건만, 출근해서도 여전히 마음도 분주하고 손놀림도 분주합니다.  '넣었다. 뺐다. 넣었다. 뺐다...'  ㅋㅋ

우리의 붕붕카~~는 여전히 19시 정각 출발.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그리고 부득이하게 바뀐 법원산악회 일정에 항상 함께하신 분들이 못 오셨지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다른 분들(No.1 심마니 장낙원 판사님)이 함께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23시쯤 도착한 가야산 관광호텔. 오래된 듯하지만 어둠 속에 보아도 분명 단정된 모습에 깔끔함이 느껴져, 이번 산행이 편안할 것 같은 왠지 모를 불안감(?)과  여자들만의 수다.

산행에 방해될까 가벼운 맥주 한잔도 포기했던 306호 여우들의 수다는 밤새 이어져 어느새 한 명 한 명 잠들며 끝이 난 같습니다. 

- 강영하 과장님과 천미숙, 최효진 대리님 사이에서 웃기만 한 막내였지만, 여우들의 토크(talk)가 이렇게 톡톡(toktok) 재미진 줄,,, 특히, 신랑이 해 주는 팔베개의 비밀(?). 저희 찜질방에서라도 한번 만나면 안 될까요?    

  

   드디어 4일(토) 아침 해가 밝았습니다.

   제일 먼저 창문 사이로 보이는 가야산의 모습에 감탄과 걱정이 교차되었습니다. 설악산, 월악산 등 그 모습이 '악산'과 비슷해 보였고, 덩치 큰 녀석 하나에 졸개들 여럿을 거느리는 게 보통의 모습인데, 가야산은 창문 사이로 살짝 보아도 덩치 큰 녀석이 세넷은 되어 보였습니다. 

 

잘 다녀와야 될 텐데... 기도하는 마음으로 고양이 세수 간단히 하고, 별 기대 없이 1층 식당으로 gogo~~ 그런데, 역시 가야호텔은 어두운 밤에 보았던 제 기억에 어긋나지 않게 정갈한 반찬에 맛있는 황태 해장국으로 한 그릇 뚝딱 비우고... 출발시간 전까지 다시 이어진 여우들의 수다로 산행에 대한 긴장은 어느새 풀리고,

 

   8시 30분 호텔 앞에 집결.

   기념촬영을 하는데  반가운 분들을 맞게 되었습니다. 바로 작년까지 함께하셨다가 홀연히 사라진(?) 창원지방법원 심연수 부장님과 그 재판부 가족들인 여경은 판사님, 주정렬 사무관님, 마산지원 강미화 주임님. 그리고  김헌범 거창지원장님과 김치주 사무과장님.

 - 김헌범 지원장님, 김밥 생수 감사했습니다. ^^

 - 심연수 부장님,  올 2월에 인사이동 있은 줄도 모르고 오랜만에 뵙는다고 반가워했습니다. 죄송 ^^;;

 
가야관광호텔.jpg

  

   8시 40분 백운동탐방지원센타 도착.

   국립공원관리공단 늠름한 직원분(참고로 여자분이셨습니다. ^^)의 산행에 관한 설명에 가야산에 대한 걱정은 사라지고 어느새 기대감에 부풀어 정상인 상왕봉도 칠불동도 머릿속에서 잊힌 채 오로지  '만물상(萬物相)'만  기억에 둔 채 올라갑니다.

수없이 이어진 계단을 도 닦는 마음으로 오른 후 만나는 널찍한 바위는,

'고생한 者,  쉬어라~~~  '

그 널찍함과 편안함, 그리고 사방 어디를 보아도 병풍 같은 그림들. 그 아름다움에 다시 힘을 내 발길을 서둡니다. 얼른 만물상을 보기 위해~~~

  

   백운동탐방지원센터부터 서성재에 이르기까지 약3Km정도를 만물상 코스라고 하는데, '만물상'은 '만 가지 모습'이라는 뜻이 맞겠지요? 만물상의 천태만상 기암들은 고단함을 잊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발걸음을 더 재촉하게 만드는  마약(?) 같았습니다.  세어 보진 않았지만 아마 만 가지도 더 될 듯 보였고,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천하 절경에 똑같아 보이는 바위들도 너무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금강산을 가보지 못해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금강산보다 아름답겠죠?' 하고 산악회 선배님들께 염치없이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다시 가고 싶습니다.

조금 더 여유 있게,  조금 더 길~~게  

  

   10시 45분쯤 천하 절경을 공짜(?)로 구경한 후 서성재에 도착했습니다. 칠불봉이 바로 코 앞에 한 눈에 들어오는 곳입니다. '상아(嫦娥)덤'에 관한 설명을 적어 놓은 게시판이 세워져 있는데,  서성재의 본래 이름은 ‘상아덤’이고 가야국 시조설화를 담고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옛 가야산에는 높고 성스러운 기품과 아름다운 용모, 착한 마음을 지닌 '정견모주(正見母主)'라는 여신(女神)이 살고 있었다. 여신은 백성들이 살기 좋은 터전을 닦아 주기로 큰 뜻을 품고...'

 

라는 설명은 꼭 가야산을 이르는 듯하지 않은가요? 

 

상아덤1.jpg

  

   내 다리 고생하는 줄도 모르고 도착한 최고봉 칠불봉(1,433m). 상아덤부터 칠불봉까지는 1.2Km 1시간 남짓한 거리였지만, 천하 절경 유람하랴, 사진찍으랴, 여유 있게 도착 - 12시 10분

  - 총무단의 걱정이 늘어갑니다. 일정보다 늦어져서요. ^^;;

 

   칠불봉이 가야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랍니다. 일곱 부처를 닮은 봉우리라는 뜻일 텐데, 제 눈에는 그 부처가 안 보이니 어쩌지요?

 

   눈에 안 보이는 바깥세상 부처를 찾지 말고, 눈에 보이는 마음 속 부처를 찾아야 할까요?

 

그런데 웬 바람은 이리도 세차게 부는 걸까요?

속진에 묻은 억겁의 때를 일곱 부처께서 바람으로 씻어 날려 주시려고 하는 걸까요?

부처님의 자비를 한낱 미물에 불과한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마는, 여기까지 오느라 흘린 이마의 땀방울을 씻어 주는 그 바람이 여간 고맙지 않네요. 나무 관세음보살....

그런데 그 바람에 기념사진 찍을 때 등산모자가 날려갈 뻔 했어요 부처님~~~!^^  

그리고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다른 산들과는 달리 왜 유독 가야산에서는  제일 높은 봉우리(칠불봉)가 주봉 대우를 받지 못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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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불봉에 이어 도착한 우두봉(상왕봉 1,430m) -  12시 40분

   천하절경 기암괴석은 이제 뒤로 하고, 가야산의 주봉인 상왕봉은 도착해 보니 그 모습이 소의 머리처럼 생겼다 하여 우두봉(牛頭峰)이라 불린다고 합니다.  상왕봉의 '상왕'은 '열반경'에서 모든 부처를 말하는 것이라네요.

그리고 다른 한쪽에 가야19명소 중 하나라는  '우비정(牛鼻井)'이 있는데, '소머리의 코 위치에 있는 샘'이라는 뜻이겠죠?

소는 코에서 항상 땀을 흘려야 건강하다는 얘기처럼 우비정의 물은 언제나 마르지 않는다고 하고,  그 마르지 않는 샘솟음으로 옛날에는 식수로도 사용했다고 하는데, 지금 우비정의 모습으로는 상상할 수 없겠더라고요. 사진을 보면 금방 눈치 챌 수 있을 거예요.^^

  

02.jpg

 

 그래도 그 우비정 게시판에 씌어 있는 시가 과장되기는 하지만 멋지더라고요. 그런데 작자가 소개되어 있지 않아 아쉽네요. 

 

泉自金牛鼻孔通(천자금우비공통)

天將靈液寘巃嵷(천장영액치롱종)

倘能一揷淸穿肺(당능일삽청천폐)

頃刻翩翩遠御風(경각편편원어풍)           

                      

    우물이 황금소의 콧구멍으로 통해 있으니
    하늘이 신령스런 물을 높은 산에 두었도다.

    혹 한번 마신다면 청량함이 폐를 찌르니

    순식간에 훨훨 바람타고 멀리 날아가리라.

 

우비정의 물 한 모금 마시면 훨훨 날아간다니 다리가 안 아파 좋긴 하겠는데, 차마 못 마시겠으니 어쩌죠? 그냥 아픈 다리를 이끌고 해인사까지 걸어간다고 산신령께서 성의를 무시한다며 화내시지는 않겠지요? 누구 용기 있는 분은 다음에 다시 가서 드셔 보세요.^^

 

우비정.jpg

 

    오후 1시쯤  거창지원에서 준비해 준 거창 최고의 맛집 김밥과 생수로 점심 식사를 합니다. 김헌범 거창지원장님과 김치주 사무과장님이 함께해 주셔서 더 맛있었던 것 같고, 심연수 부장님의 산딸기, 방울토마토도 후식으로 모두가 하나씩 먹기에 딱 좋았습니다. 


    오후 1시 30분, 조금 늦어진 일정에 하산길을 재촉합니다.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가야산 절경과 이미 혹사당한 내 다리는 좀 채 말을 듣지 않지만, 회장님보다는 빨리 하산해서 조금이라도 더 쉬어야겠다는 일념으로 걷다 보니, 푸르게 우거진 고목들, 알록달록 이름 모를 들꽃들과 벗이 되고 철쭉과 진달래의 구별도 얼추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계곡 물소리 졸졸~~ 시원하게 족욕한 사람에게 회장님이 일금 만원을 선물하셨다는데... 눈치 없이 서두른 저는 그 만원이 사실인지 눈치 없이 질투합니다. 


     오후 3시 30분쯤 도착한 해인사는 가야산만큼이나 규모가 크고 기품이 있었습니다. 제일 먼저 보게 된 철조망 저쪽으로 보이는 까까머리 청년(?)들의 농구시합은 조금 의아했지만, 해인사 경내를 돌다 보니 자유롭지만 예를 갖춰 운동복에 스포츠 용품을 들고 오는 그 까까머리 청년들이 수련 중인 스님들인 듯싶었고, 아마 오늘이 체육대회가 아니었을까 짐작되는데, 그 스님들의 모습이 또 하나의 해인사가 아닐까 합니다. 자유롭지만 뭔가 규칙이 있어 보이고 또 어울리는 그 모습! 

 

     우리를 위해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  '해인사'를 설명해 주신 스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더해져서인가요?  그러고 보니 법명도 모르고 감사의 마음도 다 전하지 못하고 왔습니다(나중에 성안스님이란 걸 알았지요). 스님,  화두라고 하던가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새기며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

 

  팔만대장경을 뒤로 하고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는 해인사 일주문에서 매표소까지 이어진  '홍류동계곡' 으로 향합니다.  주변에 오래된 소나무 등 활엽수와 계곡이 잘 어울리고 정돈되어 해인사와 함께 가야산의 또 다른 백미였습니다.

 

   17시 40분 백두산 천지 온천.

   거창군과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인정한다는 100% 천연 온천수인데, 창원가족들이 시간이 없어 목욕을 못하고 간다는 말에 김치주 거창지원 사무과장님의 아쉬운 탄식은 정말 정말 사실이었습니다. 일단 들어가면 절대 나가고 싶지 않은 곳. 지난 밤 가야관광호텔에 도착했을 때 들었던 제 예감은 온천에서도 통했습니다.  

  

   목욕 후의 저녁식사,

   분명 산행계획안에는 사찰음식이었는데 급 변경되었나 봅니다. 18시 20분 가조 맛고을 음식점. 정갈한 나물반찬에 쬐금(?) 더해진 거창 명물 중 하나라는  '한우 소!' 

정신없이 폭풍 흡입하고 후식으로 딸기 쉐이크까지... 아마 주인아주머니와 회장님의 인증샷, 그리고 김헌범 거창지원장님과 김치주 사무과장님의 정성으로 서비스가 더 좋았던 것 같은데... 회장님 모델료 치고는 너무 과했던(?) 것 같고, 거창가족들의 정성에 비해서는 저렴하지(?) 않았나 합니다 (감사합니다^^).

     거창지원장님과 사무과장님의 배웅을 받으며 예상보다 늦은 저녁 7시 30분에 서울로 출발하였습니다. 마음은 풍성하고  배는 가득하고  몸은 고단하고...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들었는지, 입장 휴게소에 도착한 줄도 모르고 잤습니다.

  그리고, 각자 하나씩 배달된 '경주빵'.

어린이날을 맞아 회장님이 주신 선물이랍니다. 이렇게 큰 어린이(?)에게도 선물을 주시다니... 산행날은 매번 어린이날이었으면 좋겠고, 회장님은 영원히 회장님이셨으면 좋겠습니다. 

  

   밤 11시 15분 서초동청사 도착.

   가야산 칠불봉에 이르는 마지막 계단에 오를 때, 양쪽에 서 있는 고목들을 명명하여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라 하고, '비밀(마법)의 세계'에 이르는 마지막 관문이라 하셨는데,

 “회장님, 저작권(?) 침해는 아니죠? ㅎㅎ”

  

   1박 2일의 가야산은 비밀(마법)의 세계에 다녀온 듯한 기분입니다. 다음 달 북한산 정기총회를 앞두고  법원산악회 한해 장사(?) 마무리로 손색없는 곳. 그 대미를 마법으로 장식한 만큼  다음에 펼쳐질 비밀의 세계는 또 어떨지 궁금합니다. 비밀의 세계로 통하는 문, 함께 열어 주실 거죠??     

한 해 고생하신 강영석 총무님과  박연춘 조민재 부총무님.

감사드립니다. 

꾸벅 *^^*(끝)

 

영혼의 피리소리.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