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은 금물(칠장산)

2012.12.30 16:49

범의거사 조회 수:10423

   

                         예단은 금물

 

  법원산악회의 임진년 송년산행지가 안성 칠장산(七長山)으로 정해졌을 때는 솔직히 다소 실망스러웠다. 작년의 함백산 설산등반과 비교하면 너무나 싱거운 산행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원도의 눈 덮인 1,573m 산과 경기도의 야트막한 492m 산을 어찌 비교하겠는가. 다만, 칠장산이 한남금북정맥과 한남정맥 그리고 금북정맥의 교차점인 산이라는 데서 나름대로 산행의 의미를 찾기로 했다.

 

  백두대간이 백두산에서 내려오다 속리산에서 북서쪽으로 가지를 치니 그것이 한남금북정맥이다. 이 한남금북정맥이 칠장산에 이르러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으로 갈린다. 한남정맥은 수원의 광교산을 지나 김포의 문수산에서 끝난다. 

 

  그런데, 산행을 몇일 앞두고 눈이 오더니 전날에도 다시 눈이 많이 왔다. 무언가 상서로운 기운이 감돌았다. 마침내 산행을 하는 날인 2012. 12. 8.(토), 언제나처럼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서 7시 30분에 떠난 버스가 칠장산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는 순간, 내가 왜 이번 산행이 싱거울 것이라고 예단을 했던가 하는 자괴감이 몰려왔다.

 

  아무도 가지 않은 눈덮인 산길에 발자국을 내며 걷는 즐거움이라니, 이를 어찌 필설로 다하랴. 겨울이건만 바람 한 점 없는 맑은 날씨마저 설산등반의 감흥을 더하게 한다. 그렇다, 어찌 한낱 미물인 인간이 대자연의 천변만화를 예단하고 희로애락을 운운하겠는가. 산행은 그야말가는 곳이 어디든 그저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즐겨야 한다.

 

  아무도 가지 않은 눈덮인 산길을 가면서 흥얼거린 시 한 수를 옮긴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
         모름지기 발걸음을 함부로 옮기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
 
  김구선생이 즐겨 불렀다는 이 시는 한동안 서산대사의 작품으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조선시대 후기의 문인인 임연(臨淵) 이양연(李亮淵)이 지은 것이라는 설이 일반적이다.

 

  칠장산 산행기는 아래에 정지우 카페지기가 쓴 글을 인용하고, 간단히 칠장산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칠장산은 경기도 안성시의 동남쪽 칠현산 바로 위쪽에 위치한 산이다(고도:492m). 예전에는 같은 산줄기로 서로 가까이에 있는 칠장산과 칠현산을 함께 칠현산으로 불렀다고 하는데, 조선시대 어느 권력자가 이 산 일대를 임금으로부터 하사받은 후 칠장사 뒤쪽의 산이라 하여 칠장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조선시대 지리지나 고지도에서는 칠장산이란 지명은 확인할 수 없고, 그 기슭에 있는 칠현산 칠장사(七長寺)라는 사찰만 확인할 수 있다. 

   칠장사는 신라 선덕여왕 5년(636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하는데, 조선 명종 때 임꺽정이 승려인 병해와 함께 10여 년 머물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전에 SBS가 방영한 드라마 "임꺽정"의 출연진이 이곳에서 주지스님과 찍은 사진이 경내에 아직도 걸려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 칠장(七長)은 고려 때 혜소국사에 의해 도를 깨우친 일곱 악인이 이 사찰에서 오래 머물렀다 하여 그렇게 불렸다고도 한다.

 

   경내에는 오불회괘불탱(국보 296), 혜소국사비(보물 488), 봉업사석불입상(보물 983), 조선 후기에 진흙으로 빚은 사천왕상(경기유형문화재 11)을 비롯하여 대웅전(경기유형문화재 114), 인목대비친필족자(경기유형문화재 34), 철당간(경기유형문화재 39) 등 많은 문화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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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카페지기가 쓴 산행기) 

 

2012. 12. 8. 칠장산(송년산행)

 

폭설에 강추위라는 일기예보에 걱정이 앞선 송년산행이었지만,

약속한 시간인 7시 30분이 되자 모두 도착.

우리의 붕붕카는 제시간에 떠났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영석 총무님의 간단한 산행안내와

박영극 부회장님의 칠장산에 관한 설명이 이어졌는데,

솔직히 법원산악회에서 그것도 송년산행으로 듣보산(듣도 보도 못한 산 ^^)을 왜 선택했을까 궁금했었는데,

역시 산행 초보 정지우 한남정맥에 관하여 배우고 향합니다.

 

한남정맥은 백두대간이 속리산에서 갈라져 온 한남금북정맥이 다시 칠장산에서 잘라진 것으로서,

칠장산에서 시작해 문수산(김포)에 이르는 산줄기라고 합니다.

쪼금 과장하면 법원산악회는 한남정맥이라는 큰 줄기의 시작점을 찍었으니

한남정맥의 반절은 밟은 것이요,

쪼금 더 과장하면 백두대간의 한 코스는 완주한 것이 아닐까요? ^^v

9시 칠장산 입구 (안내 표지판) 도착.

아이젠, 스패치 등 월동장비로 단단히 무장하고 한 컷 찍습니다.

 

주황색 모여라~~~

파랑색 모여라~~~

분홍색 모여라~~~

검정색 모여라~~~

어??? 이색도 저색도 아닌 사람이 있네요. 이 일을 어쩐다. --;;

이때 회장님 짠~~ 

이 색도 저 색도 아닌 사람은 회장님과 함께 기념촬영 들어갑니다.

 

 칠장산1.jpg 

연두보이 강영석 총무님, 감색 김인숙 비서관님, 검은색 민일영 회장님, 황토색 황진구 부장님, 보라돌이 이혜영 과장님.

왠지 '가족의 탄생' 같지 않나요? 

 

칠장산2.jpg

'come back home~  난 알아요~~   '

서태지 복장의 정성희 과장님(오늘의 베스트 드레서 ), 강영하 과장님, 임태혁 이사님(영월지원장), 나승택 이사님(집행관) 칠장산3.jpg
천재권 계장님, 유영도 사무관님, 김갑수 이사님(부천지원 국장), 
임해지 판사님과 김순미 대리님 그리고 그 사이의 김명수 부회장님(부회장님, 좋으시죠~~~~~?  ), 이쁜이 이분 사무관님, 소리없이 강한 박희열 주임님.

  

칠장산4.jpg  

애칭 홍박사 홍승옥 과장님(얼마전에 박사학위 받으셨답니다.), 오늘의 막내 귀염둥이 임주희 실무관 


 칠장산5.jpg

가장 보편적인 색으로 다수를 차지한 검정색 입장입니다.

정동린 과장님, 변성환 판사님, 박영극 부회장님(서울고법 국장), 박연춘 부총무님, 현화 대리님, 민광태 계장님, 그리고 카페지기 정지우. 

 

그런데, 이거 큰 일입니다.

이후의 기억이 가물가물, 아무리 기억해 보려 해도... 분명 산을 다녀오긴 했는데... ^^;; 

너무 재미있게 먹고 놀기만 해서인지...

산행에 대한 기억보다는...

 

아무 흔적 없는 새하얀 설경에 빠져 한참을 넋 놓고 보다 몇 번 넘어질 뻔하고,

(넘어지면서도 행복했습니다. 헤~~~ ^^)

무릎까지 빠지는 폭설이었음에도  바람 한 점 없는 포근한 날씨에

푹신푹신 푹~ 푹~ 빠지는 느낌이 기분 좋았던 눈.

 

역시 법원산악회의 선택은 항상 good~~~!

그리고, 박영극 부회장님의 설명이 없었다면

그냥 경기도에 위치한 자그마한 뒷산쯤으로 여겼을 텐데...

'그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더니

저에게 또 다른 의미의 겨울산이 되었습니다.

칠~장~산.

박영극 부회장님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한 시간 반쯤 살망살망 올라갔을 뿐인데  벌써 칠현산(516.2m) 정상 도착.

 

칠장산6.jpg

 

그리고, 오늘의 첫번째 하이라이트.

회장님의 인간 눈도장(일명 '엉덩이도장'). 

 

회장님은 산행 내내 자리(?)를 물색(?)하신 듯합니다.

도장 잘~~~ 찍을 자리. ㅋㅋ

그 첫 희생자(?)는 회장님과 가장 가까이 계시는 황진구 부장님과 임해지, 변성환 판사님으로

영문도 모르는 황부장님과 변판사님은 그냥 눈 위에 철퍼덕.

연수원 시절 유경험자인 임판사님은

(엉거주춤 자세로 자연스럽게 배낭 등을 무장해제하면서)

 

"오늘은 옷도 많이 입고 왔는데,,,ㅠㅠ"

 

축소2.jpg축소1.jpg

 

처음엔 해우소를 생각나게 하는 자세라, '뭘까?? ' 수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회장님 말씀 한 마디에 바로 행동 개시한 임해지 판사님 말씀에 의하면

회장님이 사법연수원 교수님이셨고 임판사님 연수원 제자 시절에도 거쳤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인간 눈도장(엉덩이도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도장 크기를 비교하는데,,,ㅠㅠ

혹시, 다음 차례가 될까 조마조마 떨고 있는 사이,

회장님 한 마디에 모두가 즐겁게 눈도장을 찍습니다.

"도장 젤 큰 사람 오늘 특별 선물 준다~~~~. "    

(센스 짱~~~ 회장님 !!!! )  

 

축소3.jpg 축소4.jpg

칠장산11.jpg

 축소5.jpg 축소6.jpg 
   
축소7.jpg축소8.jpg 
칠장산16.jpg

 

엉덩이 도장 찍고, 눈구경 하다 보니 시간이 좀 지체됐나 봅니다.

단체 엉덩이도장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걸음을 재촉했는데...

또 금새 칠장산 정상(492.4m)입니다.

 

칠장산17.jpg

 

추위와 강풍에 눈구경도 제대로 못 했던 이전 겨울 산행과는 너무나 다른 송년산행에

정상에서 여유있게 담소도 나누고, 각자 가져온 가벼운 간식도 나눠 먹고,

장소 선택 good~~~!, 날짜 지정 good~~~!!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던 산행으로 그 미소를 사진에 담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두번째 하이라이트. '어른들 노래자랑'

지난 대둔산에 이어 두번째로 맞이하는 행사(?)였는데요. 칠장산18.jpg

정성희 과장님을 시작으로 김갑수 국장님의 강원도 아리랑, 박영극 부회장님의 한계령.

그리고 민일영 회장님의 판소리 가락까지.

- 회장님, 죄송합니다. 사철가 맞나요?  그리고 일부만 들려주신 것 같은데...

  죄송하게도 제가 사진 찍느라 못들어서.. ㅠㅠ

  그래도 다음 시산제 때 사철가 완창 들려 주실 거죠?

송해씨 사회에 버금가는 막강 카리스마 회장님의 사회로 치러진 오늘 행사는

곧 '전국노래자랑' 보다 더 유명한(ㅠㅠ) 노래자랑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그렇다고 어르신들 다음 산행에 안 오시면 아니아니아니 되옵니다.

  김명수 부회장님 준비해 주실 거죠? 

 

사방이 수묵화 같은 풍경에 흥겨운 가락까지 더해져

안나푸르나도 금강산도 부럽지 않았던 칠장산에서의 눈꽃 여행 후

12시 30분쯤 도착한 칠장사.

 

봉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단청 없는 모습의 산신각이 제일 먼저 눈에 띄어 이름 없는 암자쯤으로 여겼었는데,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

그 뒤 고려 초 혜소국사가 현재의 비각 자리인 백련암에서 수도할 때 찾아왔던 7명의 악인을 교화하여 7인 모두가 도를 깨달아 칠현(七賢)이 되어 칠현산이라고 했다고 하네요.

칠장산19.jpg

보물 제488호 혜소국사비, 경기도 유형문화재 대웅전, 천왕문 내의 소조사천왕상

 그리고 대웅전 입구에 있는 철당간지주 등,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우리의 문화재를 회장님의 설명 덕분에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 그리고 방금 네박사(네이버 검색)에게 물어 본 결과, 서울 근교에서 손꼽히는 사찰이라고 하니, 기회를 만들어 다시 한번 찾아가야겠습니다. *^^*

 

방태산에서의 아픈 추억 때문이지, 

일년의 묵은 짐을 내려 놓으라는 뜻인지...(후자겠죠?? ^^)

13시 30분쯤 찾은 '옥산사우나'는 족히 '사우나'라 할 만큼 맘에 쏙 들었습니다.

그리고 50분간 목욕.

겨울산은 겨울산이었는지 사우나 물에 푹 담그자 발끝부터 사르르 녹는 듯한 느낌이...

 

2월 "청계산" 시산제를 시작으로

3월 '아~~ 높구나' "고대산"

4월 고대산보다 더 험난했던 "서대산"

5월 창원, 진주, 밀양 등 약 100여 명의 법원가족이 함께 한 "사량도 지리망산"

6월 "북한산" 제43차 정기총회

8월 법원 가족 "영월 탐방"

9월 대법원장님(일명 F4)과 함께한 "가리왕산"

10월 유유자적 단풍 백미 "대둔산"

11월 자연의 위대함을 알려 준 "방태산"

그리고 12월 "칠장산" 송년산행까지.  

2012 임진년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을 맞은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14시 30분부터 송년회식이 시작되었고,

오늘의 메뉴는 '한우'로 카페지기 정지우 법원산악회 첫발 후 일 년 반만에 먹었고, 

그 얘기를 옆에서 듣던 박연춘 부총무님은 3년만에 먹은 한우였다고 하니...

그동안 개근상을 도맡아 하던 분께는 산행 초보로서 죄송하지만,  

빈대떡, 뚝배기추어탕, 통영 신선 회, 곤드레나물밥, 수육 막국수 파전과 메밀전, 김치닭볶음탕과 묵무침, 영월 옥수수 등도

잊을 수 없는 2012년 법원산악회 최고 먹거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의 마지막 하이라이트.

셋 넷씩 회장님으로부터 받은 폭탄주에 소감과 소원을 담은 감동 릴레이로

역시나 우리 가족들은 남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합니다.

하지만, 나서면 너무 잘~~ 합니다.

감동의 메시지나 2013년 법원산악회에 대한 다짐 등이 터져 나올 땐

요즘의 대선 분위기를 반영하듯 기호 X번을 약속이나 한 듯 외치는데...

한솥밥의 위력이 이렇게 클줄...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경품 추첨.

회장님을 시작으로 김명수 부회장님과 박영극 부회장님은 총무단을 뽑아, 그 경품은 여자 회원에게 양도되었는데,

아마 남자 회원 중 경품 가져 가신 분은 안 계실 것 같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에 의해 여자 회원에게 모두 양도된 것 같은데,,, 감사합니다.

 

마지막, 인간 눈도장(엉덩이도장) 상입니다.

(일명 엉뚱상 - 엉덩이가 뚱뚱(?)해서 미안해~~~ ^^)

오늘의 우승자는 김순미 대리님으로

제 생각에 진짜 엉뚱이는 아니고 회장님이 그 동안 고생한 회원에게 선물하고픈 맘으로

생각해 낸 상품 방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렇게 엉뚱상까지 그 시상을 마치고

오늘의 칠장산 송년 산행은 막을 내립니다.

그리고 2012년 임진년의 한 해도 마무리되는 것 같습니다.

 

임차게 달려 온 임진년,

열번의 산행에서 얻은 따뜻한 기운과 행복, 행운 그리고 건강까지

2013년 계사년에도 계속되길 빌며...

 내년 시산제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

 


 

칠장산산행안내.jpg

 

▶ 명적암 안내판 도착 → 명적암 → 칠현산 → 부부칠순비 → 3정 맥분기점 → 칠장산(492.5m) → 3정맥분기점 → 칠장사 이정표 →칠장사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