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신문 2023. 10. 30.)

 

[신간소식] 민일영 전 대법관이 '법의 창'을 통해 바라본 두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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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일영(68·사법연수원 10기) 전 대법관이 법의 창을 통해 바라본 세상을 그린 〈법창에 기대어〉 Ⅰ, Ⅱ권을 최근 출간했다. 1권의 제목은 《봄은 매화나무에 걸리고》, 2권은 《그래, 세상은 아름답다》이다.

1권은 민 전 대법관이 퇴임한 2015년 9월까지 법관으로 재직하는 동안에 쓴 글들을, 2권은 그 후 야인이 되어 2023년 8월까지 8년 동안 쓴 글들을 모았다.

 

    1권의 저자명은 범의거사, 2권의 저자명은 우민거사이다. 두 아호 모두 민 전 대법관의 서예를 지도한 소석 정재현 선생이 지은 것이다. 범의(凡衣)에는 '현재는 비록 법복을 입고 있으나, 마음가짐만은 평범한 옷을 입은 사람의 평상심을 유지하라'는 뜻이, 우민(又民)에는 '공직에서 벗어나 다시 평범한 백성으로 돌아간다'는 뜻이 담겨 있다.

 

    민 전 대법관은 서문에서 "1998년 법원 일선에서 잠시 물러나 사법연수원 교수로 후학 양성을 위한 강의만 하고 있을 때, 법률신문사로부터 원고청탁이 들어와 법의 창(窓)에 비친 세상의 모습을 그린 글을 처음 쓰기 시작했다"며 "현직 법관의 신분에서 쓴 1권은 아무래도 내용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그에 비해 법관직을 떠난 후의 쓴 2권의 글은 내용이 비교적 자유로우면서도 전하는 메시지가 일정하다"고 설명했다.

 

   "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후배 법조인들에게 취미생활을 할 것을 권해 왔습니다. (중략) 이러한 취미생활과 아울러, 우리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눈을 돌릴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가 나날이 각박해지면서 여러분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대접을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조금이나마 베풀 줄도 아는 훈훈함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이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 1권 「퇴임사」 중에서. 

 

 

    민 전 대법관은 1955년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났다. 경복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3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한 이래 각급 법원 판사를 거쳐 2015년 대법관으로 퇴임했다. 현재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다. 평생 법조인으로 살고 있지만, 대법관에서 퇴임한 후 주말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여주의 생가에서 지낸다. 그곳에서 문방사우를 벗 삼아 서예하고 글을 쓴다. 타고난 역마살로 인해 산 따라 길 따라 산천을 누비고 다닌 이야기를 엮어 《산따라 길따라》를 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