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

"주민에게 다가가는 법원 구현"  
    ---민일영 청주지법원장 인터뷰

충청일보 2009.3.4.자. http://www.ccdailynews.com/news/92196

 

 지난달 9일 제48대 청주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해 한 달여간 청주지법에서 생활한 민일영 법원장(54·사진)은 소탈하고 상대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말투속에 법관으로서의 소신이 짙게 배어나오는 20여년 경력의 친근한 법관이었다.
 경기도 여주 출신인 민 법원장에게 한 달간의 청주생활에 대한 소회를 묻자 양반의 고장답게 예절과 친절함이 넘치는 주민들의 특성을 가장 먼저 꼽는다.
 고등학교 때는 경제학도를 꿈꾸었던 민 법원장이 법조계에 발을 들여놓은 사연은 기구하다.
 민 법원장은 "고등학교 재학 당시 선배로부터 경제학이 최고의 학문이라는 말을 자주 들어 경제학과를 지원하려했는데 법관이 될 운명이었는지 학과별 지원에서 계열별 지원으로 갑자기 입시전형 방식이 변경돼 교양과목으로 경제학 뿐 아니라 법학도 수강하게 됐었다"며 "전 서울시장을 지낸 조순씨가 당시 경제학 교수님이었는데 경제학 수업시간은 졸리고 흥미가 없었는데 법학은 공부할수록 재미있는 학문이라 느껴져 법조계로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는 부인 박선영 의원(자유선진당 대변인)에 대해서는 각자의 바쁜 업무로 인해 민 법원장 자신도 근황을 TV에서 확인할 정도라며 웃는다.
 그는  "대학교 1학년 때 미팅을 통해 만나 10여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는데 요즘은 부인을 국회에 빼앗겨 본의 아니게 홀애비 생활을 하고 있다"며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묵묵히 각자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도움을 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 법원장은 법원의 독립과 판사의 공정한 재판 진행을 위해 민감한 사건의 경우 어떠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한다.
 그는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법원장이 개인적 소견을 밝히면 해당 재판부에 대한 압력이 될 수 있어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며 "법치주의의 확립과 법원의 독립성은 앞으로도 소신을 갖고 지켜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법원 정문의 'INFORMATION'데스크의 글자를 "모든 주민이 영어를 아는 것은 아니다"라며 직접 '안내'로 바꾼 민 법원장은 주민에게 다가서는 법원을 다시 강조한다.
 그는 "법원이 주민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판결에 힘이 실린다"며 "직원들에게 항상 웃음을 강조해 밝은 법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