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을 떠나며 (푼글:권광중 원장님)

2010.02.16 11:33

범의거사 조회 수:12142

안녕하세요?
오늘은 짐 정리를 하다가 지금까지 한때나마 나와 같은 재판부(송무국 포함)를 구성하였던 판사님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김재형 판사는 퇴직하여 교수가 되셨고, 최영식 판사, 여상조 판사, 장용국 판사, 윤승진 판사는 퇴직하여 변호사로 개업하셨군요.

이제 자랑으로 생각하던 법복을 벗고 애끼던 법원을 떠나면서 돌아보니 여러분들이 전적으로 도와 주시었지만 재판장으로서 좀 더 멋진 재판을 할 수 있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1.유성환 전의원의 속칭 국시 논쟁 사건에서 공소기각의 판결을 한 것
2.제1차 수서사건에서 야당 총재비서실장인 김00 의원의 특가법(공갈)위반사건의 무죄 선고
3.재판 당시는 성년이라도 범행 당시 소년이었다면 소년 감경할 수 있다고 선고했다가 파기된 일
4.삼청교육대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 피고의 시효소멸항변을 배척하였다가 파기된 일
5.밀알학교 건축공사방해금지가처분 사건 결정에서 아파트 주민들을 준엄하게 꾸짖은 일
6.김현철 사건에서 보석허가결정하였다가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고, 외국연수중인 법관에게서 자료를 구하여 항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한 일
7.논노 관리인의 투신 자살 사건
8.화의법에 생명을 불어넣은 일
9.피고인이 자백하는 사건에서
   검사
    공소사실에 의하여 피고인 신문
   피고인
    모두 사실이라고 진술
  의 식으로 공판조서 기재를 간이화 한 일
10.재판서 정본 말미 용지에 청인을 인쇄하여 쓰도록 건의하여 시행한 일
11. 광주지방법원 담벼락에 그림을 그린 일 등등

크고 작은 일들이 주마등같이 되살아 납니다.
이들 중 잘 된 것이 있다면 모두 여러분들의 노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변호사로서 법원을 존경하고, 또 법원으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변호사가 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이제 자리가 잡히면 여러분 모두를 초대하고자 하오니 초대에 응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변호사와 만나면 안되는 건가요?)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