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차 마시는 법

2010.02.16 11:52

범의거사 조회 수:12899

6.25 발발 후 51년이라....
동족상잔의 비극이 남긴 상처가 언제나 아물 수 있으려나.
어제 일요일을 맞아 오랫만에 들른 평양냉면집 우래옥에는 예전과 다름없이 이북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노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심지어 스스로는 걷지도 못하면서 가족들의 부축을 받고 온 할머니도 보였다.

오늘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수리취떡을 먹는 민속명절 단오이다.
억지로 찾는다면 모를까, 6.25에 대한 기념행사도, 단오를 맞이한 민속놀이도 이젠 주변에서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여늬날과 다름없는 그냥 평범한 하루일 뿐이다.

차나 한 잔 마실거나....(喫茶去)



                가슴으로 마시는 사랑차


  (재료 준비)

1. 성냄과 불평은 뿌리를 잘라내고 잘게 다진다.
2. 교만과 자존심은 속을 빼낸 후 깨끗이 말린다.
3. 짜증은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토막낸 후 푸근한 마음으로 절여둔다.

  (차 끓이는 법)

미리 준비한 재료에 인내와 기도를 첨가하여,
재료가 다 녹고 쓴 맛이 없어질 때까지 다린다.

  (차 마시는 법)

기쁨과 감사로 잘 젓고, 미소를 몇 개 띄운 후,
깨끗한 사랑잔에 부어서 따뜻할 때 마신다.


***"백동선생"으로 불리는 백년지기 學人에게 이 차를 한 잔 권했더니, 다음과 같은 감상을 전해왔다.

"범의, 평생에 사랑차 한 번 마셔볼지 모르겠네 그려.
마셔보도록 노력해야 하는 건지, 그렇지 않으면 세월이 선사할지?
아니면 그냥 마음 속으로만 그리다 정녕 마셔보지 못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