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가지 눈

2010.02.16 11:54

범의거사 조회 수:12226

ㆍㆍㆍㆍ아무개에게 눈이 있다는 말은 그가 무엇을 알아본다는 말이다. 똑같은 골동품을 보아도 눈이 있는 사람만 그 물건됨을 본다. 눈이 없으면 보지 못한다. 그러면 그 눈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 골동품을 알아보는 눈을 얻으려면 다른 길이 없다. 그것을 볼 줄 아는 사람한테서 배워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골동품을 보고 또 보아야 한다. 음악을 듣는 귀도 마찬가지이다. 베토벤의 음악을 듣고 또 듣지 않으면 귀를 얻을 수 없다.
  부처님에게 다섯 가지 눈(肉眼, 天眼, 慧眼, 法眼, 佛眼)이 있다는 말은 중생에게도 다섯 가지 눈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부처님과 중생이 다른 점은 부처님은 있는 눈을 떠서 보고, 중생은 있는 눈을 뜨지 못해서 보지 못하는 데 있다. 눈이 있어도 멀었으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눈으로 무엇을 본다는 것은 보는 자와 보이는 것 사이에 아무 막힘이 없어서 하나를 이룬다는 얘기다. 내가 저 돌멩이를 보는 순간 돌과 나는 서로 통하여 하나로 된다. 내가 돌을 보는 동안 돌도 나를 본다. 벽에 창을 뚫으면 그 창을 통해서 방 안과 방 바깥이 서로 통하여 하나를 이룬다. 눈은 창과 같다. 눈이 맑다는 말은 눈에 아무 다른 것이 섞여 있지 않다는 말이다. 맑은 눈이 곧 밝은 눈이다.
  모든 凡夫가 다섯 가지 눈을 갖추고 있으나 마음이 어둠으로 덮여 있어서 스스로 보지를 못한다. 어두운 마음과 헛된 생각만 없애면 그늘과 장애를 멸하여 다섯 눈이 맑게 떠질 것이다.ㆍㆍㆍㆍ아침에 그 눈을 뜨면 저녁에 숨이 저도 좋으리.
(이마무개 著, "이아무개 목사의 금강경 읽기", 호미, 2001, 150-153쪽)

    一切衆生이 다 佛性을 지녔으되, 그렇다고 아무나 부처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迷妄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이미 凡夫가 아니다. 그래도 맑은 눈, 밝은 눈으로 세상을 보자. 아니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보자. 凡夫에게는 그나마가 최선이 아닐까. 處暑를 앞두고 늦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