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評---"판례 민사소송법"

2010.02.16 11:42

범의거사 조회 수:12756

 書評---"판례 민사소송법"              
    
   李時潤 경희대법대 학장님과 趙寬行 사법연수원 교수님이 力著 "판례 민사소송법"을 펴내셨다.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감사원장을 역임하신 李학장님은 불후의 명저 "民事訴訟法"을 저술하신, 말 그대로 우리 민사소송법학계의 泰斗이시다. 趙교수님 또한 판사로 바쁜 실무에 종사하면서도 늘 학문적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아 사법연수원에서 名講義로 소문이 나 있는 민사소송법학계의 중진이시다.
  우리 나라와 같은 대륙법계의 성문법국가에서도 판례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판례를 알지 못하면 판사는 제대로 된 재판을 할 수 없고, 검사는 제대로 된 수사나 공소 제기를 할 수 없고, 변호사는 제대로 된 변론을 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판례를 알지 못하면 제대로 된 법학 교육도 이루어질 수 없다. 법조인 선발을 위한 사법시험에 판례에 관한 문제가 빠지지 않는 것도 바로 그런 소치이다.
  판례가 이처럼 중요하기 때문에 대법원에서는 일찍부터 판례집을 公刊하여 왔고, 근래에는 정보산업의 발달로 컴퓨터를 이용한 판례 검색 도구들이 많이 출현하고 있다. 그런데, 逆으로 판례집이 누적되고 판례 검색 도구들이 많아질수록 판례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기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법조문 한 개, 검색어(keyword) 한 개에 관련된 판례가 너무 많아 과연 어느 것이 필요한 판례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판례를 찾아본 사람이라면 이 많은 판례들을 내용별로 정리한 것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 쯤 해보게 된다.
  "판례 민사소송법"은 민사소송법 분야에서 바로 이러한 요청에 부응하는 책이다. 이 책은 정열적인 학구열과 탁월한 실무감각을 지니신 두 분 저자의 명성에 그야말로 걸맞는 멋진 책이다. 이 책을 보면 우선 민사소송법 분야의 방대한 판례들을 민사소송법 기본서의 편제에 따라 분류한 것이 눈에 띈다. 종래 발간된 유사한 책의 어디에서도 시도되지 않았던 참신하고 알찬 기획이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기본서를 옆에 두고 이 책을 함께 본다면 소송법의 이론과 이를 적용한 판례의 흐름을 매우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임은 不問可知이다. 또한 중요한 전원합의체판결의 경우 다수의견 뿐만 아니라 소수의견(반대의견) 또는 별개의견까지 소개함으로써 판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려는 배려를 잊지 않았다.
  나아가 법조실무에 종사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특히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편의를 위하여 판례의 중요도에 따른 등급을 매기고(★로 표시) 필요에 따라 註釋을 붙임으로써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한 점도 특기할 만하다.  
  민사소송법 분야에 관하여 멀리는 1946. 8. 6.부터 가까이는 최근의 2000. 8. 24.까지 반세기가 넘는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되어온 우리 나라의 판례를 분야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이 "판례 민사소송법"이야말로 학계는 물론 실무가들을 위한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훌륭한 책을 펴내신 두 분 저자의 노고에 敬畏를 표하며, 관련 분야에 계신 분들의 必讀을 권한다. (끝)
            
(註) 법률신문 2000.12.4.자 11면에 게재됨. 다만 지면관계상 일부 내용이 삭제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