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창에 기대어

누가 보는가

조회 수 13601 추천 수 0 2013.05.30 18:35:54

 

“나의 이 한 달을 당신의 나머지 열한 달과 바꾸지 않겠다”는

푸른 5월이 속절없이 지나 어느새 하루밖에 안 남았다.

대내외 경제상황은 나날이 어려워지고, 납북관계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복잡한 문제들은 난마처럼 얽혀가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거기에 더하여 탈북자들이 대거 북송되었다는 오늘 아침 신문들의 보도를 접하노라니 마음이 더욱 무겁다.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그러다 보니 신문을 대하기가 겁나기까지 한다.

아침에 즐거운 소식을 전하는 조간신문을 보면서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는 때가 언제나 오려나?

그나마 LA다저스의 유현진 투수가 멋진 완봉승을 거두었다는 소식이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 같다.

 

여름 장마처럼 연일 계속되던 비가 그치고 모처럼 햇살이 환하게 비친다.

그 햇살 아래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 우면산의 녹음이 다정하게 다가온다.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녹음이 그럴진대,

그 속으로 들어가 눈, 코, 귀를 다 동원하여 오감으로 그 정취를 느낀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우면산 기슭 새벽 대성사의 풍경소리가 참으로 맑다.

법당 안 목불좌상 아미타물 부처님의 눈에 비친 세파의 모습은 어떠할까?

꿇어 엎드려 국태민안을 비는 범부의 기도는 목의 울대를 타고 안으로 안으로 잠긴다.

그만큼 절실함이 부족한 탓이리라.

그래도 법당 밖 포대화상의 넉넉하고 환한 모습에서 작은 위안을 받는다.

 

CAM00184.jpg  

 

출근 길 대법원 담장의 붉은 장미가 만발하여 장관을 연출한다.

출근하는 내가 그 꽃을 바라보는 걸까, 그 꽃이 출근하는 나를 바라보는 걸까.

아니면 육조 혜능선사의 말씀처럼 나도 꽃도 아닌 마음이 바라보는 걸까?

 

시 한 수를 옮기기 위하여 서론이 길어졌다.

다시 더워진다고 하니 건강에 유의할 일이다.  

 

 

                    꽃과 나

                                         ---정호승

 

꽃이 나를 바라봅니다

나도 꽃을 바라봅니다

 

꽃이 나를 보고 웃음을 띄웁니다

나도 꽃을 보고 웃음을 띄웁니다

 

아침부터 햇살이 눈부십니다

 

꽃은 아마

내가 꽃인 줄 아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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