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만큼만
2011.09.08 13:31
백로(白露)이다.
밤 동안에 기온이 크게 떨어져 대기 중의 수증기가 영겨 풀잎에 흰 이슬이 맺히니
이름하여 백로인 것이다.
어느 새 금풍(金風)은 삽삽하고, 동방에 실솔(蟋蟀) 울어 깊은 수심 자아내는데,
제비는 강남으로 가고, 그 대신 창공의 홍안성(鴻雁聲)이 먼 데 소식 전해온다.
만곡이 무르익는 포도순절(葡萄旬節)이지만,
서울시장 선거에 서울시 교육감 문제가 겹쳐 나라 안이 온통 어수선하다.
나라 밖에서는 언제 가라앉을지 기약이 없는 경제위기가 여전히 소용돌이치고 있다.
온 세상이 조용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 와중에 다행스럽게도
사법부를 새로이 이끌어갈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별다른 이슈 없이 끝나고,
각종 매체마다 새 대법원장에 대한 기대와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신뢰받는 법원"을 위한 노력이 화두가 될 것 같다.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곧 한가위명절이다.
여름 내내 쏟아진 비로 인하여 올 추석은 예년처럼 오곡이 풍성하지는 않을 듯하다.
그래도 마음만은 풍성하면 좋겠다.
그래서 이 가을의 초입에 한 가지만 소망하여 본다.
더도 덜도 말고
"이 가을에는 가을만큼만 세상을 사랑하고 싶다."
명절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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