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훈

  취임사


  존경하는 이용훈 대법원장님, 대법관님,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법관과 직원 여러분!

  오늘 저는 모든 분들의 도움과 성원에 힘입어 대법관에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과분한 영광입니다만, 제 자신의 명예로움보다는 대법관으로서의 막중한 역사적 책임과 사명을 생각할 때 새삼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대법관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 이 순간, 저는 대법관의 소명을 다하기 위한 저의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가슴속 깊이 새겨 봅니다.

  다산 선생이 재판의 요체에 관하여 일찍이 갈파하신 ‘성의’(誠意)를 가지고 사건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함은 물론이며, 불편부당하고 공평무사한 마음으로 공정하게 법을 적용하여야 한다는 신념으로 사법적 정의를 실현하겠습니다.

  30년 가까이 법관생활을 하면서 지금까지 지켜온 바와 같이 깊은 사색과 고뇌를 통해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력을 얻도록 마음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겠으며,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격무에 시달리는 법관과 직원을 보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국민의 소리에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며, 국민을 섬기고자 노력하여 우리 헌법상 최고의 이념인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에 대한 배려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겠습니다.

  사랑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현대사회는 모든 변화와 다양한 욕구 및 분쟁을 법이라는 제도의 틀 속에서 수용하여 해결되어야 한다는 법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합리적 이성에 의한 법을 통하여, 조화와 균형 및 인류의 공존과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동화적 통합과 시대정신을 구체적 판결에 담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다만, 제 능력이 부족하여 이러한 막중한 사명을 다할 수 있을지 두려운 마음이 앞서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러나 저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모든 정성과 열의를 다하여 저에게 부여된 소명과 책무를 성실히 수행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바쁘신 가운데 귀한 시간을 할애하여 취임식에 참석해 주신 한 분 한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항상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6.  7.   11.

                                                   대법관 이  홍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