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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홈피를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혼자 걸어가고 있는 범의 선생의 쓸쓸한 뒷모습입니다.일부러 내숭떠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너무 외로워 보입니다. 나 같은(?) 비구니도 아니면서... 한울 선생과 기타 등등은 어디 갔습니까?

2004/12/12 - 범의거사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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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8 18:03:55
인생이란 게 결국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것 아닌가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실 큰 기대는 하지 못했는데 
판사님의 임대차에 대한 좋은 논문을 
카페에 담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그리고 제 주소는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신관 415호
박성완 앞 입니다. 불편을 끼치게 해드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지만.. 

판사님의 논문을 받게 되어 기쁩니다. ^^;;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러면 건강하세요..

2004/12/17 - 범의거사의 답변
삭제 수정 댓글
2010.02.18 18:03:17
보내 주신 논문과 달력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건투를 빕니다.

사랑은 오류 
  
  맥스 슐만(Max Shulman, 1919- ) 

 

나는 냉철하고 논리적이었다. 예민함, 신중함, 총명함, 날카로움, 그리고 치밀함-나는 이 모든것의 정수였다. 나의 두뇌는 발전기처럼 강력하고 화학자의 저울처럼 정확했으며, 외과의사의 메스만큼이나 예리했다. 그리고-생각해 보라!-나는 이제 겨우 열여덟 살이었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그렇게 탁월한 지성을 갖는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내 대학 새숙사 룸메이트인 피티 벨로우스가 그 좋은 예이다. 우리는 나이도 같고 배경도 같지만 그 녀석은 황소처럼 어리석었다. 좋은 녀석이긴 했지만 이층 머릿속에 든 것이 없었다. 

어느 날 오후, 나는 내가 즉시 맹장염이라고 진단을 내릴 정도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피티가 내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 하고 나는 말했다."설사약을 먹으면 안 돼. 의사를 불러올게." 
"너구리."하고 그는 불명료하게 중얼거렸다. 
"너구리?"나는 뛰어가다가 멈추고 물었다. 
"난 너구리털 코트가 갖고 싶어." 그는 울부짖었다. 나는 그의 문제가 신체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라는 걸 눈치챘다. 
"왜 너구리털 코트를 갖고 싶어하지?" 
"그걸 진작 알았어야만 했어." 그는 자신의 관자놀이를 탕탕 쳐가면서 울부짖었다. "찰스턴댄스가 리바이벌이 되었을 때, 이미 너구리털 코트도 리바이벌 될 것을 알았어야만 했어. 바보처럼 난 교과서 사는 데 돈을 다 써 버렸으니 이제 너구리털 코트를 살 수가 없어. 너구리털 코트를 살 수만 있다면 난 무엇이든지 하겠어. 무엇이든지." 
한치의 오차도 없는 기구인 내 두뇌는 그 순간 고속기어로 변속되었따. 
"무엇이든지?" 나는 녀석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물었다. 
"무엇이든지." 하고 녀석은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확인해 주었다. 나는 생각에 잠겨 턱을 쓰다듬었다. 우연히도 나는 우리 아버지가 대학생 때 입었던 너구리털 코트를 하나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건 우리 집 다락 속 트렁크에 들어 있었다. 또한 우연히도 피티는 내가 원하는 것을 갖고 있었다. 아니, 그가 꼭 그것을 '갖고'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선권은 갖고 있었다. 나는 지금 그의 애인 폴리 에스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폴리 에스피를 탐내 왔었다. 하지만 이 젊은 여자에 대한 나의 욕망은 본질적으로 감정적인 것이 아님을 강조해 두고 싶다. 물론 그녀는 남자들의 감정을 흥분시키는 타입의 여자였다. 하지만 나는 가슴이 머리를 지배하는 것을 허용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영리하게 계산된 완전히 정신적인 이유로서 폴리를 원했던 것이다. 

나는 법대 1학년이었다. 따라서 몇 년 후면 변호사 개업을 하게 될 것이었다. 나는 변호사의 경력을 증진시키는 데 있어서 부인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내가 관찰해 온 바에 의하면, 성공적인 변호사들은 거의 예외없이 아름답고, 우아하고, 지적인 여자들과 결혼했다. 그 중 한 가지만 빼고 폴리는 이 조건에 완벽하게 부합되는 여자였다. 

그녀는 아름다웠다. 비록 아직 남자들이 그녀 사진을 벽에 붙일 만큼 균형이 잡히진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결국엔 그렇게 되리라는 것을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그렇게 될 자질이 엿보이고 있었다. 

그녀는 우아했다. 우아하다는 것은 그녀가 품위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녀의 몸가짐은 곧았고 태도는 자연스러웠으며, 분명 최상의 혈통이라는 것을 자세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녀의 식탁 매너 또한 훌륭했다. 한번은 그녀가 '코우지 캠퍼스 코너'에서 그 집의 전문요리-구운 돼지고기 조각들과 그레이비, 잘게 썬 견과들, 그리고 한 국자의 소금에 절인 양배추가 들어 있는 샌드위치-를 손가락에 물기 하나 묻히지 않고 먹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지적이지는 않았다. 사실 그녀는 지성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 지도를 받으면 그녀가 영리해지리라 믿었다. 어쨋든 노력해 볼 가치가 있는 여자였으니까. 사실 말이지, 못생기고 영리한 여자를 예쁘게 만드는 것보다는 예쁘고 멍청한 여자를 영리하게 만드는 것이 더 쉬운 법이니까 말이다. 

 

"이거 봐." 그는 내 팔을 열성적으로 잡으면서 말했다. "자네가 집에 가면 자네 노털에게 돈 좀 얻어낼 수 있지, 안 그래? 그러면 너구리털 코트를 사게 내게 좀 빌려 줄 수 없겠나?" 
"그것보다 더 나은 것을 해 줄 수 있지." 나는 수수께끼 같은 윙크를 던진 다음 가방을 들고 떠났다. 
"자." 월요일 아침에 돌아와서는 나는 피티에게 말했다. 나는 옷가방을 활짝 연 다음, 1925년에 우리 아버지가 입었던 커다랗고 털투성이의 짐승냄새가 나는 물건을 내보였다. 
"아이구, 이것 좀 봐!" 피티는 경건하게 말했다. 그는 너구리털 코트에 처음엔 양손을 그리고 다음엔 얼굴을 푹 파묻었다. "아이구, 이것 좀 봐." 그는 이 말을 열다섯 번인가 스무 번인가 중얼거렸다. "어때, 마음에 드나?" 나는 물었다. 
"그럼!" 그는 기름기가 번득이는 털가죽을 꽉 움켜쥐면서 소리질렀다. 그러자 곧 의심스러운 눈빛이 되었다. 
"대신 무엇을 원하지?" "네 애인이야." 나도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침을 꿀꺽 삼켰다. "좋아, 거래는 이루어졌다." 그는 내게 악수를 청했다. 

 

다음 날 저녁, 나는 폴리와 첫데이트를 했다. 그건 우선 탐색전이었다. 나는 그녀의 정신 상태를 내가 원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얼마만한 노력을 해야 될 것인지 알고 싶었다. 나는 그녀에게 저녁식사를 사 주었다. "젠장, 그 저녁 한번 맛좋다." 그녀는 레스토랑을 나오면서 말했다. 그 다음 나는 그녀를 극장에 데리고 갔다. "젠장, 끝내주는 영화군." 극장을 나오면서 그녀는 말했다. 그런 다음 나는 그녀를 집에 데려다 주었다. "젠장, 뻑적지근한 저녁이었어." 그녀는 내게 작별인사를 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나는 가슴이 천근만근 무거운 채 내 방으로 돌아왔다. 나는 내가 해야 될 작업의 크기를 심각할 정도로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여자의 무식함은 끔찍할 정도였다. 그녀에게 정보를 공급해 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았다. 우선 그녀는 '사고'하는 법을 배워야만 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라고 여겨졌으며, 따라서 처음엔 그녀를 도로 피티에게 돌려줄까 하는 유혹도 생겼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풍부한 육체적 매력과 그녀가 실내에 들어올 때의 그 우아한 자태, 그리고 나이프와 포크를 사용하는 세련된 태도를 생각하고는 한 번 노력을 해 보리라 결심했다. 

 

나는 모든 일에 있어서 그래왔듯이 이 일도 체계적으로 시작해 나갔다. 우선 나는 그녀에게 논리학을 강의했다. 법대생으로서 나는 마침 논리학을 수강하고 있었으므로 모든 것은 아주 수월했다. 
"폴리." 나는 두 번째 데이트 때 그녀를 만나 말했다. "오늘밤엔 '놀'에 가서 이야기를 하기로 하지." 
"이그 멋있쪄." 한 가지 이 여자를 칭찬할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도무지 반대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캠퍼스의 밀회장소인 '놀'로 가서 늙은 상수리나무 아래 앉았다. 그녀는 기대에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무엇에 대해 얘기할 건데?" 그녀가 물었다. 
"논리학." 

그녀는 잠시 생각해 본 다음 그것을 좋아하기로 결정했다. 
"그게 되게 멋진데."그녀는 말했다. 
"논리학이란." 하고 나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따. "사고에 대한 학문이지. 우리가 정확하게 사고하기 전에 우리는 논리학의 흔한 오류를 알아차릴 수 있어야 되는 거야. 오늘밤엔 바로 그것에 대해 얘기하기로 해." 
"와우 다우!" 그녀는 즐겁게 손뼉을 치며 소리질렀따. 나는 주춤했으나 용감하게 계속했다. "우선 '단순화'라고 불리는 오류에 대해 이야기하지." 
"좋아, 좋아." 그녀는 속눈썹을 깜박거리며 열심히 재촉했다. 
"'단순화'의 오류는 무조건적인 일반화에 근거한 논리를 의미해. 예컨대, 운동은 좋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다 운동을 해야한다, 같은 것이지." 
"옳은 말이야." 폴리는 진지하게 말했다. "운동이란 좋은 거야. 운동은 신체도 단련시켜 주고 모든 것을 단련시켜 준단 말이야." 
"폴리." 나는 온화하게 말했따. "그 논리는 오류야. '운동은 좋다'는 무조건적인 일반화지. 예를 들면,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운동이 좋은 게 아니고 나쁘잖아?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지 말라는 의사의 처방을 듣고 있어. 일반화를 시키려면 '타당성'이 있어야 되는 거야. 운동은 '대개'좋다거나 도는 운동은 '대부분'에게 좋다라고 말해야 돼. 그렇지 않으면 '단순화'의 오류를 범하는 거야, 알겠어?" 
"모르겠어." 하고 그녀는 고백했다. 
"하지만 근사해. 더 해 봐, 더 해 봐!" 
"내 옷소매는 그만 좀 끌어당겨." 하고 나는 그녀에게 말했고 그녀가 소매를 놓자 계속해서 말했다. "다음엔 '성급한 일반화'에 대해 이야기하겠어. 잘 들어. 너는 불어를 못하고 나도 불어를 못해. 피티 벨로우도 불어를 못해. 따라서 미네소타 학생들은 모두 불어를 못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어." 
"정말이야?" 폴리는 놀라서 물었따. 
"아무도 못 해?" 

나는 분노를 감추고 말했다. "폴리, 그건 오류야. 그 일반화는 너무 성급했어. 그런 결론을 뒷받침할 예는 너무 적어." 
"그런 오류를 더 알고 있어?" 그녀는 숨가쁘게 물었다. "이건 댄스보다도 더 재미있는 걸." 

나는 절망의 파도와 싸우고 있었다. 이 여자와는 도무지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그래도 계속하지 않는다면 죽도 밥도 아니겠기에 나는 계속했다. "다음엔 '근거 없는 비난'의 오류야. 잘 들어 봐. 그것은, 빌을 소풍에 데리고 가지 말자. 그 애를 데리고 갈 때마다 비가 오니까, 같은 거야." 
"나도 꼭 그런 사람을 하나 알고 있어." 하고 그녀는 소리질렀다. "우리 고향에 있는 여자앤데..... 율라 베커라고 해. 언제나 그랬어. 그 앨 소풍에 데리고 갈 때마다....." 
"폴리." 나는 날카롭게 말했다. 
"그건 오류야. 율라 베커는 비를 몰고 오지 않아. 그녀는 비와 아무 상관이 없단 말이야. 율라 베커의 핑계를 대면 넌 '근거 없는 비난' 이라는 오류를 범하는 거야." 
"다시는 안 그럴게."그녀는 깊이 뉘우치며 약속했다. "나한테 화났어?" 

나는 한숨을 쉬었다. "아니야 폴리, 화나지 않았어." 
"그렇다면 다른 오류에 대해 더 이야기 해 줘." 
"좋아. 이번엔 '상반되는 전체'의 오류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그래, 그래."그녀는 행복한 듯 눈을 깜박이며 짹짹거렸다. 나는 찡그렸으나 계속했다. "여기 '상반되는 전체'의 한 예가 있어. 만일 하느님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면 그는 자기가 들 수 없을 만큼 무거운 바위를 만들 수도 있지." 
"물론이지." 그녀는 즉시 대답했다. 
"하지만 만일 하느님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면 그는 바위를 들 수 있어야 돼." 라고 나는 지적했다. 
"그렇지."하고 그녀는 사려 깊게 말했다. "그렇다면 하느님은 그런 바위를 만들 수 없겠군." 
"하지만 하느님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잖아." 하고 나는 일깨워 주었다. 

그녀는 자신의 예쁘고도 텅 빈 머리를 긁적거렸다. "이거, 혼란이 오는데." 하고 그녀는 시인했다. 
"물론이지, 왜냐면 논리의 전체가 서로 상반되면 논리가 성립이 안 되기 때문이야. 만일 무한한 힘이 있다면 움직일 수 없는 물체란 있을 수 없지. 또 만일 움직일 수 없는 물체가 있다면 무한한 힘이란 있을 수 없고, 알겠어?" 
"이 짜릿한 것에 대해 더 얘기해 줘." 그녀는 열심히 졸랐다. 나는 시계를 보았다. "오늘은 그만 하는 것이 좋겠어. 자 집에 데려다 줄게. 오늘 배운 것들을 복습해 봐. 내일 밤 다시 계속할 테니까." 

끝내주는 밤 시간을 보냈다고 나를 확신시켜 주는 그녀를 여기숙사에 데려다 주고 나는 우울하게 내 방으로 돌아왔다. 피티는 침대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었고, 너구리털 코트는 그의 발치에서 거대한 털복숭이 짐승처럼 구겨진 채 놓여 있었다. 잠시 동안 나는 그 녀석을 깨워서 네 애인을 도로 가져가라고 할까 생각했다. 내 계획이 실패로 끝나리라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것 같았다. 이 여자는 마치 방수시계처럼 논리를 허용하지 않는 두뇌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나는 재고했다. 난 이미 하루 저녁을 허비했다. 또 하루 밤을 허비할 수도 있겠지. 누가 아는가? 혹시 그녀 정신의 거져 버린 분화구 어디에선가 타다 남은 불씨가 아직도 연기를 내뿜고 있을는지 말이다. 분명 그것은 희망이 가득 찬 전망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한 번 더 시도해 보기로 결심했다. 

 

다음 날 저녁, 다시 그 상수리나무 아래 앉아 나는 말했다. "오늘밤, 첫번째 오류는 '동정심에의 호소'라는 것이야." 

그녀는 즐거움에 몸을 떨었다. 
"잘 들어 봐." 나는 말했다. "한 남자가 어떤 직장에 지원을 한다고 생각해 봐. 사장이 그사람에게 자격을 묻자 그사람은 자기에게는 아내와 여섯 자녀가 있는데 아내는 불구이고 아이들은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으며, 신발도 침대도 없고, 지하실엔 연탄도 없는데 겨울은 닥쳐오고 있다고 대답을 하는 거야." 

한줄기 눈물이 폴리의 뺨에 굴러 내렸다. "오, 그건 너무 끔직해. 끔직하단 말야." 그녀는 흐느꼈다. 
"그래 그건 끔찍해."나는 동의했다. 
"하지만 이건 논리에 맞지 않아. 그 남자는 자신의 자격에 대한 사장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어. 그 대신 그는 사장의 동정심에 호소한 거야. 그는 '동정심에의 호소'라는 오류를 범했어. 알겠어?" 
"손수건 갖고 있어?" 그녀는 울면서 말했다. 나는 손수건을 건네주고 그녀가 눈물을 닦는 동안 비명을 지르고 싶은 것을 겨우 참았다. "이번엔." 나는 조심스럽게 조절된 어조로 말했다. 
"'그릇된 유추'에 대해서 말하겠어. 여기 한 예가 있어. 학생들은 시험을 치르는 동안 교과서를 보도록 허용되어야만 한다. 사실, 외과의사도 수술하는 동안 엑스레이를 보고, 변호사들도 재판하는 동안 서류를 보며, 목수들도 집을 지을 때 청사진을 보지 않는가? 그렇다면 왜 학생들이 시험 볼 때 교과서를 보면 안 된단 말인가?" 
"그것 참."하고 그녀는 열정적으로 말했다. "근래에 들은 얘기 중 가장 삐까번쩍한 아이디어군." 
"폴리."나는 퉁명스럽게 외쳤다. 
"그 논리는 틀린 거야. 의사나 변호사나 목수를 자기네들이 얼마나 배웠는지 시험을 치르고 있는 것이 아니잖아. 하지만 학생들은 시험을 치고 있는 거야. 상황이 아주 다른거지. 따라서 그들 사이에 유추관계란 있을 수 없어." 
"하지만 난 그래도 그 아이디어가 좋아." 하고 폴리가 말했다. 
"바보 같으니." 하고 나는 투덜거렸다. 나는 완강하게 버텨나갔다. "다음엔 '사실과 상반되는 가정'의 오류에 대해 얘기해 보자." 
"그건 맛있을 것 같군." 하는 것이 폴리의 반응이었다. 
"들어 봐. 만일 퀴리 부인이 우연히 우라늄 덩어리가 들어 있는 서랍 속에 사진 감광판을 놓아두지 않았더라면 오늘날 세계는 라듐에 대해 모르고 있을 것이다." 
"맞아, 맞아." 폴리는 머리를 그덕이면서 말했다. "퀴리 부인 영화 봤어? 오우, 나는 홀딱 반해 버렸어. 월터 피전이란 배우는 환상적이야. 그 배우는 나를 뇌살시켰어." 
"잠시만이라도 피젼 씨를 잊을 수 있다면 말이야." 하고 나는 냉정하게 말했다. "나는 그 진술이 오류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어. 퀴리 부인은 나중에라도 라듐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거지. 아마 다른 사람이 발견했을 수도 있고." 
"월터 피전을 더 많은 영화에 출연시켜야 돼." 폴리는 말했다. 
"요샌 그 사람을 통 볼 수가 없거든." 

딱 한 번만 더 해 보자, 하고 나는 결심했다. 딱 한 번만 더, 피와 살을 가진 인간에게는 참을 수 있는 한도가 있는 법이다. "다음 오류는 '우물에 독 풀기'라는 거야." 
"어머나, 멋져!" 그녀는 기뻐서 침을 꼴깍 삼켰다. 
"두 남자가 토론하고 있다. 첫째 남자가 일어나서 이렇게 말한다.-저 사람은 흉악한 거짓말쟁이다. 그가 말하는 것은 믿을 수 없다-자, 폴리, 생각해 봐. 열심히 생각해 봐. 뭐가 잘못된거지?" 

나는 그녀의 크림빛 눈썹이 생각을 집중시키느라 찌푸려지는 것을 자세히 지켜보았다. 갑자기 한줄기 지성의 빛이-내가 본 바로는 최초로-그녀의 눈 속에 떠올랐다. 
"그건 공평하지 않아." 그녀는 분개하여 말했다. "그건 조금치도 공평하지 못해. 아직 말을 시작도 하기 전에 거짓말쟁이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아무런 기회도 가질 수가 없잖아." 
"맞았어!!!" 나는 환호성을 질렀다. 
"백 퍼센트 맛았어. 그건 공평하지 않아. 첫 번째 남자는 아무도 물을 마시기 전에 '우물에 독을 푼'거야. 그 사람은 아직 시작도 하기 전에 자기 상대방을 불구로 만든 거지.....폴리, 난 네가 자랑스러워." 
"체." 하고 그녀는 기쁨으로 얼굴을 붉히며 중얼거렸다. 
"알았지? 이것들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 다만 집중하면 되는 거야. 생각하고-조사하고- 평가하는 거지. 자, 지금까지 배운 것들을 복습해 보자." 

 

닷새 밤 동안 녹초가 되어서야 일은 끝났다. 그러나 그건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나는 폴리를 논리학자로 만들었다. 나는 그녀에게 사고하는 법을 가르쳤다. 이제, 내 일은 끝났다. 그녀는 드디에 내게 가치 있는 여자가 된 것이다. 그녀는 이제야 비로소 내게 어울리는 아내가 되었으며, 나의 여러 채의 저택에 걸맞은 안주인이 되었으며, 부자로 태어날 내 자녀에게 걸맞은 어머니가 된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이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지 않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실은 그 반대이다. 마치 피그말리온이 자신이 만든 완벽한 여자를 사랑했듯이 나도 내 작품을 사랑했다. 나는 다음 번에 만날 때, 그녀에게 나의 감정을 알리려고 결심했다. 드디어 우리의 관계가 아카데믹한 것으로부터 로맨틱한 것으로 바꾸어질 대가 온 것이었다. 
"폴리." 나는 다음 번 우리가 상수리나무 아래에서 만났을 때 말했다. "오늘밤엔 오류에 대해 토론하진 않겠어." 
"아우, 제기랄." 그녀는 실망해서 말했다. 
"이것 봐." 나는 그녀에게 미소를 베풀어주면서 말했다. "우리는 그 동안 닷새 저녁을 같이 보냈어. 그 동안 서로 아주 잘 지내왔지. 우리가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라는 것은 분명해." 
"'성급한 일반화'군." 그녀는 말했다. "겨우 다섯 번의 데이트를 가지고 어떻게 우리가 잘 어울린다고 말할 수 있지?" 

나는 재미있어서 깔깔 웃었다. 이 귀여운 아이가 공부를 잘 했군. "이것 봐." 나는 관대하게 그녀의 손을 어루만져 주며 말했다. "다섯 번의 데이트로 충분해. 케이크의 맛을 알기 위해 케이크를 다 먹어 볼 필요는 없거든." 
"그건 '그릇된 유추'야. "폴리는 즉시 말했다. "나는 케이크가 아니야, 여자지." 

나는 아까보다는 덜 유쾌하게 웃었다. 이 아이는 아마도 너무 잘 배운 것인지도 몰라. 그렇다면 분명 최선의 방법은 간단하고 강력하며 직접적인 사랑의 선언일 것이다. 나의 거대한 두뇌가 적절한 말을 찾고 있는 동안 나는 잠시 쉬었다. 그리곤 시작했다. 
"폴리, 난 너를 사랑해. 넌 내게 있어서 전 세계이고, 달이자 별이며 우주의 성좌야. 제발 내 애인이 되어 주겠다고 말해 줘. 왜냐면 만일 네가 그렇게 해 주지 않으면 내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리기 때문이야. 그렇게 되면 나는 번민할 거고 음식도 거부할 것이며, 눈이 움푹 꺼져 비틀거리며 지표를 방황하는 폐인이 되고 말 거야." 팔짱을 낀 채 나는 자,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하고 생각했다. 
"'동정심에의 호소'로군." 폴리가 말했다. 

나는 이빨을 갈았다. 나는 피그말리온이 아니었다. 나는 프랑켄슈타인이었고 내가 만들 괴물은 내 목을 조이고 있었다. 나는 내 속에서 파도치는 공포의 조수에게 미친 듯이 반격을 가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나는 침착해야만 했었다. 
"그래, 폴리."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넌 확실히 오류에 대한 것을 많이 배웠구나." 
"그렇고 말고." 그녀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자면 폴리, 누가 너에게 그것들을 가르쳐 주었지?" 
"당신이." 
"그래, 그렇다면 넌 내게 빚을 지고 있는 거야, 안 그래? 만일 나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넌 결코 오류에 대해 배우지 못했을 거야." 
"그건 '사실과 상반되는 가정'이야." 그녀는 즉시 말했다. 나는 눈썹에서부터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폴리" 나는 쉰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그 모든 것들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돼. 말하자면 그것들은 그저 강의실에서 통하는 것들이지.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실생활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잘 알잖아." 
"그건 '단순화'의 오류야." 그녀는 장난치듯이 손가락을 내게 향해 흔들면서 말했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나는 황소처럼 울부짖으며 벌떡 일어섰다. 
"내 애인이 되어 줄 거야, 말 거야?" 
"난 못 해." 그녀는 대답했다. 
"왜 못 해?" 나는 다그쳤다. 
"왜냐면 오늘 오후네 나는 피티 벨로우에게 애인이 되어 주기로 약속했지 때문이야." 

나는 그 파렴치한 행위에 경악하며 뒤로 물러났다. 약속을 해 놓고서, 거래를 해 놓고서, 악수까지 해 놓고서! "치사한 놈!" 나는 커다란 잔디뗏장을 걷어차며 소리질렀다. "폴리, 넌 그녀석하고 사귈 수 없어. 그놈은 거짓말쟁이고 사기꾼이야. 그놈은 치사한 놈이란 말이야." 
"우물에 독을 푸는군." 폴리는 말했다. "그리고 소리지르지마. 나는 소리지르는 것도 오류라고 생각해." 

혼신의 힘을 다해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좋아." 나는 말했다. "너는 논리학자야. 그렇다면 논리적으로 이야기해 보자. 도대체 어떻게 나를 버리고 벨로우를 선책할 수 있니? 나를 봐라.-뛰어난 학생이고 탁월한 지성인이며 장래가 보장되어 있어. 피티를 봐라-돌대가리에다가 유행만 좇아다니고 끼니마저 걱정해야 하는 인간이야. 왜 피티 벨로우의 애인이 되기로 했는지 단 한 가지만이라도 논리적인 이유를 내게 말해 줄 수 있니?" 

"물론이지." 폴리는 선언했다. "그 앤 너구리털 코트를 갖고 있거든." 
민일영 판사님 안녕하세요..

산따라 길따라에 자주 오기는 하지만 
글을 남길 때는 항상 무언가를 부탁하는
내용을 남기게 되네요..

1. 저는 법무법인 태일의 김주덕 변호사님과 함께
지금 상가 주택 임대차보호를 위한 카페의
운영을 시작하려고 하는데요.(cafe.daum.net/laws119)
(이제 막 시작하려고 합니다.)

나름의 다른 카페와의 차별화를 위해서 상담은 물론
임대차 관련 논문들 역시 허락을 받고 게재할까 합니다.

물론 무단전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pdf 파일 형태로 올릴
생각입니다. 판사님의 박사논문이나 다른 여러 좋은 
논문들을 논문자료실에 올려서 카페의 질적 향상과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2. 그리고 개인적인 판사님의 팬으로서
판사님의 박사논문을 받을 수 있을까요?
작년에 석사논문을 준비하면서 판사님의 논문을 
많이 참조하였고 정말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방해가 안되신다면 직접 찾아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많이 바쁘실 것이라고 
생각이 들고 아마도 시간을 내시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리고 많이 부족한 제 석사 논문도 드리고 싶습니다.
아마도 별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논문을 통한 도움에 대한 예의로서 드리고 싶습니다.
시간이 어려우시면 보내드릴 수 있는 주소를 보내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3. 쓰고나니 혹시라도 무례를 범하는 글을 쓴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습니다. 아무쪼록 추운 겨울철 건강하세요.. 

범의 거사님!
거사님 댁에 저의 가족사진이 게재되어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금강산 산행기는 현대아산쪽에 연락하여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地低國의 권법사님은 잘 계시고, 거사님에게 안부를 전하였습니다.
참, 사모님 박교수님께서도 각종 행사로 무척 바쁘시던데 동참하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그러나 안부를 전하고 싶습니다.

2004/12/05 - 범의거사의 답변
삭제 수정 댓글
2010.02.18 18:01:33
원장님,
무사히 다녀오셨군요.
물론 즐거운 여행길이었을 것으로 믿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미리 준비를 많이 하셨을테니 많이 보셨겠네요.
Den Haag의 권법사와는 가끔 온라인상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두 사람 모두 
"싸이질"을 시닥하였답니다.
누옥을 찾아주신 데 대하여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