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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함께 잘 보았네. 정말 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군.
여행기를 보고 있는 주여니는 연방 굉장하다고 감탄이군.
서울로 못 올라가 서운하던 마음이 여행 계획 세우느라 사라져버렸군. 나에게 이런 즐거움을 주려고 하신 그 분의 깊은 뜻을 이제야 알겠네.
범의 안영

2003/09/28 - 범의거사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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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8 17:28:10
이촌선생,
울적했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을 경하하네.
보잘 것 없는 여행기를 읽어주어서 고맙고. 
이 글을 보고 같은 코스를 다녀온 사람들이 자꾸 늘어가고 있다네.
혹시 도움이 될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하게나.
가족과 함께 건강하고 즐거운 여행을 하기 바라네. 

범의 아형
오랜 만입니다.
잠시 서울에 나들이할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고 그리고 미안하게도 연락을 드리지 못하였습니다. "대구팀" 회식을 한번 마련할까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습니다만, 뜻대로 되지 못하였습니다.
그건 그렇고, 박선영 교수께 제 축하의 인사를 전해주실 수 있을는지요? 정말로 제 일 같이 축하드린다고.
저는 늘 여전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다루고 있는 본안 사건(재판이 시작된 사건)은 한 건밖에 없지만, 하루에 5시간씩 매일 재판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군요. 이번 주는 마침 "밀"군이 아파서 쉬는 바람메 모처럼 밀린 일을 하면서 이렇게 메일을 드릴 짬도 즐기고 있습니다.
가끔씩 연락을 주고 받는 즐거움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늘 건강하시길.
해아에서 권오곤 드림.

2003/09/25 - 범의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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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8 17:26:15
범의입니다.

  우선 뜻하지 않게 소생의 집을 찾아주신 데 대하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형수님도 안녕하시고, 조카들 모두 잘 지내지요?
  고국에 다녀가셨다는 이야기는 떠나신 직후에 들었습니다. 의도하셨던 일은 모두 뜻대로 하셨는지요?

   집사람이 변변치 못한 상을 하나 타는 통에 
공연히 제가 한동안 부산했습니다.
  아직은 미흡하기만 한데, 너무 일찍 매스컴을 타는 것 같아 다소 불안합니다.

  골치썩이는 "밀"군도 자주 대하다 보면 정이 들지 않나요? 
한 세상 사는 방법이 사람마다 어찌 그리도 다를까요? 특히 위정자들의 말 한 마디, 처신 하나가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어느 새 연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마드리드에서 형님 만났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내내 건강하시길 빕니다.

                              둔제 올림 

                        봉수야!

어느 청년이 어느 아가씨를 무지하게 좋아했다.
아가씨는 청년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가씨는 청년이 쫒아 다닐수록 더욱 더 싫었다.
어느 날 청년이 '타이타닉' 영화티켓을 가지고 찾아와서 같이 극장에 가자고 했다.
아가씨는 청년은 싫었지만 보고 싶었던 영화였기 때문에 청년을 따라나섰다.
아가씨는 청년과 같이 앉아있는 것이 조금도 즐겁지 않았다.
영화가 시작되려면 아직도 시간이 꽤 남아 있었다.
아가씨는 은근히 장난이 하고 싶어졌다.
아가씨가 청년에게 말했다.
"당신이 이 앞에 있는 남자의 이마를 한 대 때리면 내 손을 잡도록 해 주겠소."
청년은 자기가 오매불망 좋아서 죽고 못 사는 아가씨가 손을 잡게 해 주겠다니 죽는 것말고는 못할 짓이 없을 것 같았다.
청년은 벌떡 일어나 다짜고짜 앞에 앉아 있는 남자의 이마를 사정없이 한 대 때리면서 이름을 정답게 불렀다.
"야! 봉수야!"
남자의 이름은 물론 봉수가 아니었다.
남자는 돌아서서 눈을 부라렸다.
청년은 손이 발이 되게 빌면서 남자에게 말했다.
"아이고! 정말 미안합니다. 나는 당신이 내 친구 봉수인 줄 알았습니다. 내 친구 봉수와 너무나 닮았습니다."
아가씨는 청년에게 자기의 손을 잡게 해 주었다.

아가씨는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아가씨는 영화보다 그 장난이 더 재미있었다.
아가씨가 청년에게 다시 말했다.
"당신이 저 남자의 이마를 한 대 더 때리면 나에게 키스를 한 번 하게 해 주겠소."
청년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청년은 마음을 가다듬고 잠시 기다리다가 다시 벌떡 일어나 남자의 이마를 딱 때리면서 남자에게 소리쳤다.
"야! 이 새끼야! 너 정말 봉수 아니냐?!"
남자의 이름은 봉수가 아니다.
남자는 벌떡 일어나 청년에게 줄일 듯이 덤벼들었다.
'이런, 미친놈이 있는가? 나는 네 친구 봉수가 아니라고 말했잖아!"
청년은 손이 발이 되게 빌면서 남자에게 말했다.
"아이고!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어쩌면 내 친구 봉수하고 그렇게도 닮았습니까?"
그러는 사이에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아가씨는 청년에게 키스를 한 번 하게 해 주었다.

아가씨는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아가씨는 영화보다도 그 장난이 더 재미있었다.
아가씨는 청년에게 다시 말했다.
"당신이 저 남자를 한 번만 더 때리면 돌아가다가 나를 호텔에 데려가도 좋소."
영화가 끝나고 사람들이 극장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청년은 아가씨의 손을 끌고 사람들 틈을 비집고 극장 밖으로 먼저 빠져나와 남자를 기다렸다.
남자가 저기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청년은 남자 앞으로 다가가 남자의 이마를 또 한번 때리면서 남자에게 말했다.
"야! 봉수야! 이 안에서 너하고 똑같이 생긴 놈 봤다! 정말 너하고 똑같이 생겼더라!"
남자는 하도 기가 막혀 말이 없었다.
두 사람은 돌아가는 길에 호텔에 들렸다.
 
Sense of humor
남자는 아무 죄 없이 세 번이나 이마를 두들겨 맞았다. 

        - 海史 편저, 해사유머모음집 "봉수야" 중에서 전재 -

일영 형님

형수님 (카톨릭대 법학부 박선영교수님)의 철우언론법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형수님께서 역저 언론법 두권을 출간하신 것을 계기로 하여 권위있는 위 상을 수상하시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출간하실때마다 저서를 꼬박꼬박 보내주셔서 열심히 읽어보았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시상식이 9월 24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지요?  그날 가능한 참석하여 축하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형수님께서 언론법연구에 더욱 정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후배 김 현 올림 (법무법인 세창 대표)

2003/09/09 - 범의거사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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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8 17:24:48
 고마우이.
그렇게까지 칭찬을 해 주니 괜히 나까지 쑥스럽네그려.
그런데, 
나는 사정상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다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이해하기 바라네.
구월이 오면

                        안도현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구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2003/09/06 - 범의거사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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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8 17:23:25
강가에 살면서도 
그 강이 흐르는 소리를 못들으며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9월이 되고 
가을이 왔다는 것을 
깨닫기에는 
삶에 여유가
너무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