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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안녕하셨어요.. 

 늦게 새해 인사를 드리네요.. 서울 있으면서도 인사 한 번 못드리러 가서 죄송한 마음뿐입니다..사람이 게을러서 한 번 때를 놓치니까 계속 그러는 것 같네요.. 오랜만에 교수님 방을 들러보니 부지런히 건강하게 그리고 열심히 지내시는 모습에 '역시' 하는 감탄사가 나옵니다.. 이제 제대도 3개월 정도 밖에 안 남았네요.. 정말 세월이 빨리 간 것 같습니다..항상 건강하시고요 올해 특히 좋은 일 있으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거사님의 홈페이지소식을 뒤늦게 듣고 이제사 열어보게 되었습니다. 

 12년의 세월이 결코 짧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전공분야의 해박함은 익히 아는 바이지만 취미와 관심분야가 이런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등산과 야생화는 어찌보면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요즈음 높은 산에 올라가지 않으면 희귀한 개체를 볼 수 없으니 더욱 그러합니다. 기왕 산을 오르는김에 길섶에 함초롬히 피어있는 야생화를 보면서 가면 발걸음이 훨씬 가볍겠지요. 더욱이 그 이름까지 안다면 훨씬 더.  

 업무와 취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알찬 홈페이지개설을 뒤늦게나마 축하드리고 앞으로는 자주 방문하여 시야를 넓혀 볼 까 합니다.    

서울 신촌의 오후는 마치 비가 내릴 것처럼 하늘이 찌푸려있네.
찌푸렸다는 표현보다는 신사의 모자창같은 잿빛이라고 묘사하면 더 멋있을까?

그래 자네 말대로 달력이나 시계라는 도구는 
시간을 분할해버리는 묘한 인위적 구속같게도 여겨지는군.
산에 가면 시계라도 멎어버린다면 나도 자주 찾겠지만
그 시간에 뒹글뒹글 게으름을 피우며 서양음악을 듣는 재미도 꽤 괜찮지.
지금 국경 없는 시대에 서양음악 동양음악이 어디 있겠나.
내가 소화시키면 그게 나의 음악 우리의 음악이지.
가끔 음악 속에서 시간을 초월하기도 하지.

인터넷에 andante.com을 다른 윈도우를 만들어 함께 띄워놓고
음악을 듣는데 지금은 카스타 디바가 나오네.
-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중에서 `정결한 여신이여'
마리아 칼라스 말고도
몽세라 카바에라는 가수가 부르는 그 곡이 또 멋있구먼.

즐겨찾는 사이트에 내 홈페이지를 올려주었구먼.
인정 받아 고맙네, 하하~

언제 자네 스타일로 차 한잔 하세.
인사동의 가야금을 들어도 좋고...


                              박규현이 다녀 가네...
어쩌나, 별로 할 말이 없을 땐
 명시를 읊는 게 상책이지...


 산마루의 구름

       산 빛 정하여진 모습 없어
       안개 끼인 듯, 분 단장한 듯,
       외로운 봉우리 석양볕에 솟아 보이고
       가을 하늘 저만치로 산등성이 뻗었네
       구름 덮여 아득히 보일 듯 말 듯
       강물은 굽이굽이 감돌며 흐르네
       가까워졌는지 멀어졌는지 알 길 없으나
       아무튼 내내 마주하면서 간다네

 추운령(가을 추 구름 운 고개 령)이라는
 유장경의 당시를 산마루의 구름으로 번역했군.
 산마루, 강 줄기의 현상 변화와
 큰 산 모퉁이를 뱃길로 굽이 도는 나그네의 심경을 
 그렸다는데...

 벌써 연말이 가까워오네.
 산에 가면 꽤 추울 것같네.
 따스할 때도 산에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박규현

                  산중

  형계 물 얕아 바닥 흰 돌 드러내고
  날씨 차가워지면서 붉은 단풍잎도 듬성
  산길에 비가 내리는 것도 아닌데
  쪽빛 파란 하늘이 사람 옷을 적시네

자연 속에 흰 돌과, 붉은 단풍과 쪽빛 하늘이라~
온갖 색깔이 다 들었구먼.
왕유의 시를 들고 그대를 찾으면
좀 어울릴랑가?
정겨운 산야가 반겨주는 한국 선비의 홈페이지구먼.

그냥 살았으면 그저 겉으로 얼굴 정도만 알고 지냈을텐데,
이렇게 그대의 내면까지 엿볼 수 있는 있다니
역시 인터넷은 의사소통의 혁명임을 실감하네.

그대가 먼저 가고 나머지 우리는
강남역 근처에서 한 잔 더했네.
진영과 내가 주로 마셨지. 정호가 말을 제일 많이 하였고.^^

나중에 여유 내어 그대의 차 마시는 솜씨도 좀 보게나.
인사동엔 출몰하는지?

내 홈페이지 방명록의 글 보았네.
방명록 옆에 로만짜 카페 게시판에도 구경하고 한 글 남겨주면 즐겁겠네.

이곳에 그대의 글이 많으니 북마크에 집어넣고
종종 와서 읽겠네...

늦가을 낙엽 너무 많이 밟지 말게나~


                                           박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