早行(새벽길)
2023.01.23 18:35
金堂帶殘夢(금당대잔몽)
葉飛時忽驚(엽비시홀경)
露凝孤鷺遊(노응고로형)
月曉遠山橫(월효원산횡)
비몽사몽간에 금당천을 거닐다가
날아온 낙엽에 화들짝 놀라 깨니
이슬이 내려있고 백로 홀로 노니는데
새벽달이 먼 산에 걸려 있구나
당나라의 시인 두목(杜牧. 803-852)의 시 “조행(早行 : 새벽길)”을 차운(次韻. 운을 차용)하여 촌노가 지은 시.
글씨체는 예서 죽간체.
새벽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아직 잠이 덜 깨 비몽사몽이다.
오랜 습관대로 금당천을 거니는데, 어디선가 낙엽이 날아와 깜짝 놀래킨다.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이슬이 풀잎마다 맺혀있고, 개울에는 백로 한 마리가 홀로 놀고 있다.
고개를 들어 먼 산을 바라보니 아직 지지 않은 새벽달이 걸려 있다.
두목이 지은 "조행(早行)"의 원문은 아래와 같다.
垂鞭信馬行(수편신마행)
數里未鷄鳴(수리미계명)
林下帶殘夢(임하대잔몽)
葉飛時忽驚(엽비시홀경)
霜凝孤鶴迥(상응고학형)
月曉遠山橫(월효원산횡)
僮僕休辭險(동복휴사험)
時平路復平(시평로부평)
채찍을 늘어뜨린 채 말을 믿고 길을 가노라니
몇 리를 가도록 닭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누나
숲 아래를 꾸벅꾸벅 졸며 가는데
낙엽이 날아와 깜짝 놀래킨다
서리가 엉긴 외로운 학은 멀리 날고
새벽달이 먼 산에 걸려 있구나
아이 종 녀석아 무엇을 투덜대는 게냐
시절이 태평하고 길 또한 평안한데
***2022년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