早行(새벽길)

2023.01.23 18:35

우민거사 조회 수:27

           20221205_132327.jpg

 

金堂帶殘夢(금당대잔몽)

葉飛時忽驚(엽비시홀경)

露凝孤鷺遊(노응고로형)

月曉遠山橫(월효원산횡)

 

비몽사몽간에 금당천을 거닐다가

날아온 낙엽에 화들짝 놀라 깨니

이슬이 내려있고 백로 홀로 노니는데

새벽달이 먼 산에 걸려 있구나

 

당나라의 시인 두목(杜牧. 803-852)의 시 조행(早行 : 새벽길)”을 차운(次韻. 운을 차용)하여 촌노가 지은 시.

글씨체는 예서 죽간체.

 

새벽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아직 잠이 덜 깨 비몽사몽이다.

오랜 습관대로 금당천을 거니는데, 어디선가 낙엽이 날아와 깜짝 놀래킨다.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이슬이 풀잎마다 맺혀있고, 개울에는 백로 한 마리가 홀로 놀고 있다.

고개를 들어 먼 산을 바라보니 아직 지지 않은 새벽달이 걸려 있다.

 

두목이 지은 "조행(早行)"의 원문은 아래와 같다.

 

垂鞭信馬行(수편신마행)

數里未鷄鳴(수리미계명)

林下帶殘夢(임하대잔몽)

葉飛時忽驚(엽비시홀경)

霜凝孤鶴迥(상응고학형)

月曉遠山橫(월효원산횡)

僮僕休辭險(동복휴사험)

時平路復平(시평로부평)

 

채찍을 늘어뜨린 채 말을 믿고 길을 가노라니

몇 리를 가도록 닭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누나

숲 아래를 꾸벅꾸벅 졸며 가는데

낙엽이 날아와 깜짝 놀래킨다

서리가 엉긴 외로운 학은 멀리 날고

새벽달이 먼 산에 걸려 있구나

아이 종 녀석아 무엇을 투덜대는 게냐

시절이 태평하고 길 또한 평안한데

 

835dca7292cfd24b42d8c5dd6bbe437d.jpg

fb7747feac825db87b6bbbeb8b92376b.jpg

 

***2022년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