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夜(월야)
2018.12.14 14:40
琴罷雲侵壁(금파운침벽)
詩成月滿軒(시성월만헌)
夢回天已曙(몽회천이서)
窓外衆禽喧(창외중금훤)
거문고 소리 그치자 구름 그림자가 벽에 어리고
시 한 수 짓고 나니 달빛이 난간에 가득하네
꿈에서 깨어나니 날은 이미 새벽이라
창 밖에서 뭇 새들이 지저귀고 있구나
조선 영조 때의 학자이자 문인인 임서규(林瑞珪)가 지은 시 “月夜(월야)”이다.
한여름이다. 거문고 소리에 맞춰 밤이 깊어가고, 벽에는 구름의 그림자가 걸려 있다.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민 달을 보며 시를 짓는데, 그 사이 달이 가까이 다가와 난간에 가득하다. 달빛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깜박 잠이 들어 꿈속을 노닐다 깨어났다. 잠깐 잔 줄 알았더니 어느새 새벽이다. 창 밖에서 지저대는 새들의 소리가 귀를 적신다.
*2013년 작(제1회 대한민국 삼봉서화대전 출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