足不足(족부족)(송익필)
2021.10.17 17:48
春有梅花秋有菊(춘유매화추유국)
代謝無窮幽興足(대사무궁유흥족)
一床經書道味深(일상경서도미심)
尙友千古師友足(상우천고사우족)
봄에는 매화 있고 가을엔 국화 있어
피고 짐이 끝없으니 그윽한 흥취에 만족하고,
책상 가득 경서(經書)에는 도(道)의 맛이 담겨 있어
천고(千古)의 시간이 지난 후에도 족히 스승과 벗이 된다네.
송익필(宋翼弼. 1534 ~ 1599)의 시 “足不足” 중 일부이다.
글씨체는 행서.
봄에는 매화가 피고, 가을이 되면 국화가 핀다.
계절의 바뀜에 따라 그에 맞는 꽃들이 계속 피고 진다.
그게 바로 자연의 섭리이기에, 그 피고 지는 그윽한 정취에 만족할 따름이다.
성현들의 가르침을 전하는 경서(經書)에는 세상의 이치가 깊이 담겨 있다.
이를 읽다 보면 천년 전의 성현들과도 마치 친구처럼 교감을 할 수 있다.
그러니 경서야말로 가히 스승이자 벗으로 삼기에 족하다.
***2021년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