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風忽已近淸明(춘풍홀이근청명)
2022.04.17 10:47
春風忽已近淸明(춘풍홀이근청명)
細雨霏霏晩未晴(세우비비만미청)
屋角杏花開欲遍(옥각행화개욕편)
數枝含露向人傾 (수지함로향인경)
봄기운이 어느새 청명에 이르러
가는 비 보슬보슬 늦도록 개지 않네.
집 모퉁이 살구꽃이 활짝 피려고
잔가지 이슬 머금은 채 나를 향해 기우누나.
여말선초(麗末鮮初)의 문신 권근(權近. 1352-1409)이 지은 "春日城南卽事(춘일성남즉사)"라는 시이다.
글씨체는 행서.
긴긴 겨울이 마침내 지나가나 싶으면 봄의 문턱이고,
그 봄의 가운을 알리는 바람이 홀연히 불면 어느 새 청명이 코앞이다.
봄을 느끼게 하는 것이 많지만,
그 대표적인 것은 역시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 그 비를 맞고 피어나는 꽃이다.
이 봄에는 비가 잠깐 오는 것이 아니라 밤새 계속 내린다.
그 비가 그친 아침에 문밖으로 나서니 집모퉁이 살구나무가 꽃을 막 피우려 한다.
그런데 시인이 다가가자 비를 머금고 있던 잔가지가 시인을 향해 몸을 기울인다.
안녕하시냐고, 어서 오시라고, 환영인사를 하는 듯하다.
이슬비 비오는 봄날의 풍경을 이보다 달리 어찌 더 실감나게 표현하랴.
***2024년 작 (아래 2022년 작에 오류가 있어 다시 썼다)
***2022년 작이다.
아래 둘째 댓글에서 지적한 오류가 있다.
봄비 내리듯 하얀 화선지에 흩날리는
꽃 비 내리는 모습.
반가움에 창밖을 보니 구름이 .,
글고 날씨 예보를 보니 비 소식이네요.
요즘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으로
새로 심은 나무에 물을 주고 있는데
대법관님께서 딱해 보였는지
일필 휘지로 기우제를 대신하니 봄비 소식이라..
살구꽃 비에 져도 좋으니 봄비가
많이 내리길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