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古意(고의 : 옛뜻. 李萬元)
2023.01.23 18:36
風定花猶落(풍정화유락)
鳥鳴山更幽(조명산갱유)
天共白雲曉(천공백운효)
水和明月流(수화명월류)
바람이 자건만 꽃은 오히려 떨어지고
새들이 울어대는데 산은 더욱 그윽하네
하늘은 흰 구름과 함께 밝아오고
물은 밝은 달과 어울려 흘러가누나
조선 후기의 문신 이만원(李萬元. 1651-1708)이 지은 시 “고의(古意 : 옛뜻)”이다.
똑같은 시가 서산대사의 “독파능엄(讀罷楞嚴 : 능엄경을 읽고)”이라는 제목의 시로도 전해진다.
글씨체는 금문(金文).
먼동이 트는 새벽이다.
잠이 없어 일찍 일어난 시인은 산책을 하러 산을 찾는다.
아니 그런데 이건 무슨 조화인가, 바람 한 점 없는데 꽃잎이 떨어지네그려.
어디 그뿐인가, 새들이 짖어대는 소리에 산이 더욱 그윽해지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나저나 어느덧 흰 구름 위로 해가 떠올라 동녘 하늘이 밝아오니,
밤새 지상을 비추다 이제는 소명을 다한 달이 물속에 잠겨 흘러가는구나.
해가 지면 달이 뜨고, 해가 뜨면 달이 지는 게 자연의 순리 아니더냐.
***2023년 작
그림인듯
그 속의 깊은 뜻은
나그네 들뜬 마음 나무라고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