遊伽倻(유가야)

2024.08.07 11:15

우민거사 조회 수:6

 

 

휴정 유가야.jpg

 

 

落花香滿洞(낙화향만동)

啼鳥隔林聞(제조격림문)

僧院在何處(승원재하처)

春山半是雲(춘산반시운)

 

떨어지는 꽃의 향기가 골짜기에 가득하고

숲 저편 건너에서는 새 울음소리 들리는데

절집은 대체 어디에 있느뇨

봄 산은 구름이 절반일세그려

 

서산대사가 지은 시 "遊伽倻(유가야. 가야산에서 놀다)"이다. 
글씨체는 금문(金文)

서산대사가 어느 봄날 가야산 해인사를 찾아가는 길이다.

홍류동 계곡에 들어서니 흩날리며 떨어지는 꽃들의 향기가 가득하고,

건너편 숲속에서는 새들이 지저귄다.

큰 스님이 오시니 반가워서 꽃들도 새들도 인사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절집은 안 보인다.

산이 높고 계곡이 깊으니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어쩔거나.

눈을 들어 산 위를 바라보니, 아뿔싸, 산의 반이 구름 속에 숨어 있네그려!

 

그러니 절집이 안 보일 수밖에.

 

***2024년 작